대만도 한풀이… 웨이취안 드래곤즈, 해체-재창단 끝 24년만에 우승
대만도 한풀이시리즈였다. 대만프로야구 웨이취안 드래곤즈가 2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웨이취안은 12일 대만 타이페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대만시리즈 7차전에서 라쿠텐 몽키스를 6-3으로 이겼다. 2승 3패로 몰렸던 웨이취안은 6·7차전을 연달아 이기면서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MVP는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한 우완 쉬러시(23)가 차지했다.
웨이취안은 1990년 출범한 대만프로야구 원년 멤버였다. 모기업 웨이취안은 식품업체로 수도 타이베이를 연고로 해 4번 우승(1990, 97~99년)했다. 하지만 모기업이 98년 딩신그룹에 매각되면서 우승을 차지한 99시즌을 마지막으로 해체됐다. 인기를 누리며 7구단까지 늘어났던 대만리그도 다시 4개 팀 체제가 됐다.
대만야구 전문가인 김윤석 KBO 코디네이터는 "승부조작으로 경영이 악화된 상황이었기에 딩신그룹은 야구단을 해체하는 조건으로 웨이취안그룹을 인수합병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승부조작이 사라지고, 대만리그가 안정되면서 사회 공헌 차원에서 야구단 재창단 붐이 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웨이취안은 20년 만의 재창단을 선언했다. 신생팀처럼 드래프트와 특별선수 지명권을 얻지만, 역사는 이어가기로 했다. 2020년 2군리그에서 압도적으로 우승한 웨이취안은 이듬해부터 1군리그에 합류했다. 올해 전기리그 3위에 머물렀던 웨이취안은 후기리그 1위에 올랐다. 전후기 통합 승률 1위로 대만시리즈에 직행한 웨이취안은 라쿠텐과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최종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번 가을은 우승에 대한 갈증이 컸던 야구 팀들이 차례로 우승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1961년 창단한 텍사스 레인저스가 63시즌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일본에선 한신 타이거스가 1985년 이후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대만 역시 가장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웨이취안에 패권을 차지했다.
웨이취안 팬들도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김윤석 코디네이터는 "웨이취안은 3연패를 차지하고 해체됐다. 중신슝디와 함께 가장 인기있고, 실력도 있는 팀이 해체돼 팬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20년 만에 팀이 살아나 4년 만에 우승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웨이취안은 KBO리그와 인연이 있는 선수들도 많이 뛰고 있다. 7차전 선발로 나서 6이닝 3실점(2자책)하고 승리투수가 된 드류 가뇽(35)은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다. 가뇽은 2021년부터 웨이취안에서 뛰었다.
키움 히어로즈 출신 제이크 브리검은 2차전(8이닝 무실점)과 5차전(3과 3분의 2이닝 6실점)에 이어 7차전에선 9회에 나와 세이브를 올렸다. 2018년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뛰었던 대만 출신 1호 왕웨이중(31)도 중간 계투로 뛰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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