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위기' 수원 삼성, 절실함이 만든 극적 승리
[박시인 기자]
▲ 수원 삼성 수원 삼성이 수원FC와의 수원 더비에서 승리한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잔류를 위한 절실함과 승리에 대한 집념이 발휘된 역전 드라마였다. 강등 위기에 내몰린 수원 삼성이 10명의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고, 수원 더비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뒀다.
수원 삼성은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 수원 더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 삼성은 7승 8무 21패(승점 29)를 기록, 최하위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11위 강원FC(승점 30)와의 격차를 다시 1점으로 좁히며 승강 플레이오프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수원 삼성, 수적인 열세 딛고 수원 더비서 승리
수원FC는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김도윤-로페즈-강민성이 전방에 포진하고, 중원은 이승우-이영재-윤빛가람이 맡았다. 수비는 박철우-우고 고메스-신세계-오인표, 골문은 박배종이 책임졌다.
수원 삼성은 4-4-2 전형으로 맞섰다. 투톱은 웨릭포포-안병준, 미드필드는 아코스티-카즈키-이종성-바사니로 구성됐다. 수비는 김태환-박대원-김주원-손호준, 골키퍼 장갑은 양형모가 꼈다.
두 팀 모두에게 사활이 걸린 경기였다. 공격적인 축구로 맞붙었다. 수원 삼성은 전반 4분 바사니의 패스에 이은 웨릭포프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초반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장면은 전반 14분 발생했다. 카즈키가 거친 몸싸움 끝에 김도윤의 얼굴을 팔로 가격하며 퇴장을 당한 것이다.
수적인 우세를 점한 수원FC는 전반 30분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왼쪽에서 윤빛가람의 코너킥을 우고 고메스가 헤더로 마무리 지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수원 삼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염기훈 감독 대행은 전반 40분 웨릭포포 대신 고승범을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그리고 전반 추가시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박배종 골키퍼가 펀칭한 공이 수비수 맞고 흘렀다. 이때 아코스티가 넘어지며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을 1-1로 마친 수원 삼성은 기세를 몰아 후반 8분 역전에 성공했다. 아코스티가 내준 패스를 안병준이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박배종 골키퍼를 무너뜨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후반 15분 이영재의 크로스를 김현이 머리로 받아넣으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두 사령탑의 지략 대결도 볼거리였다. 수원FC의 김도균 감독은 이광혁, 박철우 대신 바우테르손, 정동호를 투입했다. 반면 수원 삼성의 염기훈 감독 대행은 공격수 전진우, 뮬리치를 한꺼번에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승리의 여신은 수원 삼성의 손을 들었다. 후반 33분 후방에서의 골킥이 수원FC 진영으로 향했고, 뮬리치가 패스를 페널티 박스로 보냈다. 이어 김주찬의 오른발 슈팅이 수원FC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점수는 3-2가 됐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난타전 승부가 펼쳐졌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결국 승리는 수원 삼성의 몫이었다.
수원 삼성, 최하위 탈출 위한 투혼...사활 걸린 남은 2경기
수원 삼성은 K리그를 대표하는 전통의 축구 명가다. 하지만 지난 시즌 가까스로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잔류를 확정지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올 시즌 반등을 꿈꿨지만 개막 후 10경기(2무 8패) 무승으로 최하위에 쳐지며 언제나 순위표 밑에서만 머물렀다.
수원 삼성은 지난 5월 김병수 감독 체제로 바꾼 효과마저 무용지물이었다. 김병수 감독이 물러나고 플레잉 코치였던 염기훈을 사령탑에 앉히는 초강수를 던졌다.
수원 삼성의 현실적인 목표는 다이렉트 강등권인 최하위 탈출이었다. 10-11위팀은 K리그2 팀들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꼴찌를 면하기 위한 수원 삼성의 몸부림은 처절했다. 3경기를 남겨두고, 수원 삼성은 강원에 4점차로 뒤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만약 이번 수원 더비에서 패할 경우 사실상 강원을 뒤집을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수원FC 역시 갈 길이 급한 처지였다. 10위에 있는 수원FC도 수원 삼성에 패하면 3점차로 쫓기기 때문이다.
올 시즌 수원FC에 3전 전패를 당한 수원 삼성의 열세가 예상된 경기였다. 전반 초반 카즈키의 퇴장은 수원 삼성 팬들에게 좌절을 안겼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1명이 부족한 약점을 채웠다. 남은 76분 동안 10명으로 싸우는 악재 속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하며 승리를 따냈다.
염기훈 감독 대행 체제 이후 2승 1무 2패. 터닝 포인트를 마련한 것은 분명하다. 남은 2경기도 고비이기는 마찬가지다. 37라운드에서 서울과의 슈퍼매치, 최종 라운드는 11위 강원과의 단두대 매치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
(수원종합운동장, 2023년 11월 12일)
수원FC 2 - 우고 고메스 30' 김현 60'
수원 삼성 3 - 아코스티 48+' 안병준 53' 김주찬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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