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시대 소소한 위안"…식품업계 매운맛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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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업계가 불붙인 매운맛 경쟁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만두와 버거, 치킨, 피자 등 가정간편식은 물론 외식 메뉴까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화끈한 맛을 부각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최근 '극히 강한 매운맛'을 전면에 내세운 가정간편식 만두 제품 '쉐푸드 크레이지 불만두'를 출시했다.
외식업계에서는 맘스터치가 매운맛을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 '불불불불싸이버거'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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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만두·피자·치킨 등 다방면 확산
자극적이거나 순하거나 소비자 '입맛 양극화'
라면 업계가 불붙인 매운맛 경쟁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만두와 버거, 치킨, 피자 등 가정간편식은 물론 외식 메뉴까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화끈한 맛을 부각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최근 '극히 강한 매운맛'을 전면에 내세운 가정간편식 만두 제품 '쉐푸드 크레이지 불만두'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첫입부터 삼키는 끝맛까지 점점 더 타오르는 듯한 매운맛을 차별화된 포인트로 꼽는다. 매운맛 요리로 유명한 지역 중 하나인 사천지방의 고추로 매운맛을 냈고, 스코빌 지수(SHU·맵기를 측정하는 척도)가 2만3000SHU에 달한다. 이는 농심의 주력인 '신라면'의 스코빌 지수 3400SHU보다 6배 이상 강한 수치다.
'고향만두'로 만두시장에서 경쟁하는 해태제과도 최근 '열불날 만두하지'라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역대 고향만두 중 매운 강도를 최고 수준으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스트레스를 매운맛으로 날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외식업계에서는 맘스터치가 매운맛을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 '불불불불싸이버거'를 출시했다. 매운 고추로 알려진 '캐롤라이나 리퍼'를 넣어 만든 버거다. 기존 매운맛 버거인 '불싸이버거'보다 네 배가량 맵다. 반올림피자는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 중 하나로 꼽히는 고스트 페퍼 소스와 페페로치노를 결합한 '고스트페퍼로니 피자'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밖에 치킨업계에서는 굽네가 최근 '고추바사삭'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매운맛을 강화한 신메뉴 '마라 고추바사삭'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는데 출시 3일 만에 8만 마리가 팔리며 주목받았다.
식품업계의 매운맛 경쟁은 라면을 중심으로 촉발했다. 앞서 농심은 기존 신라면보다 스코빌 지수가 2배 이상 높은 7500SHU로 설정한 '신라면 더 레드'를 지난 8월 한정으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80일 만에 1500만봉 넘게 팔리며 큰 호응을 얻어 오는 20일부터 정식 제품으로 판매된다. 비슷한 시기 오뚜기도 매운맛 제품은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를 넣어 맵기를 강화한 '마열라면'을 내놓았고, 삼양식품은 매운 국물 라면 신제품 '맵탱'을 꺼내 들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제 상황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개인이 뜻하거나 계획한 대로 무언가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며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스로 맛의 강도를 택할 수 있는 먹을거리에서 위안을 찾기 때문에 더 맵거나 지극히 순한 맛으로 선택지가 갈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더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모습이 확산하면서 매운맛에 대한 일종의 챌린지 문화가 형성됐다"며 "앞으로도 일상식을 제외하고는 적당한 맛보다 극단적인 맛을 찾는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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