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서 "북튜버→책 출간, 꾸준함이 가져다 준 기회들" [크리에이터 뷰(95)]
"모든 사람의 인생은 책 한 권과 같아"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변진서는 북튜버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독서와 책에 관한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5년 동안 190권의 책을 리뷰하며 일명 조회 수가 높아 일명 '대박'이 난 콘텐츠는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간다면 과정이 자신을 또 다른 길로 안내해 준다는 걸 체감했다. 현재 변진서는 10년 다닌 회사를 완전히 퇴사해 책 쓰기, 독서법, 유튜버 마케팅 등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강연을 하고 있다. 또 출판사 두 곳으로부터 출간 제의를 받아, 지난 10월 첫 번째 책인 인문 에세이 '진짜 행복을 찾고 싶은 너에게'를 발표했다.
변진서는 이제 5년 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으며, 다시는 직장인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며 '지금의 삶'에 높은 만족하고 있다.
"책을 내는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어요. 사실 마감은 지난해 12월이었는데 회사 다니면서 쓰다보니 반도 못썼어요. 도저히 이대로는 불가능하겠다고 생각해 올해 2월 퇴사했어요. 저의 길은 창작자이기 때문에 기로에서 과감한 선택을 했어요. 그래서 무사히 '진짜 행복을 찾고 싶은 너에게'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됐어요."
'진짜 행복을 찾고 싶은 너에게'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 자신만의 욕구를 충족해 주체적인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변진서의 메시지가 담겼다. 에세이인 만큼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내야 했다. 변진서는 자신을 어디까지 보여줘야하는지 고민도 했지만, 결국 모든 것을 솔직하게 공유하기로 했다.
"제 채널에 윤정은 작가님이 한 번 출연하신 적이 있어요. 그 때 저는 한참 집필 중이었고요. 윤정은 작가님은 10년 동안 에세이를 쓰신 분이라 '어디까지 써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물으니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저도 공감이 됐어요. 이 책은 곧 저예요. 부모님 이야기, 연애 이야기, 동생과 싸운 이야기까지 시시콜콜하게 들어가 있다고 보면 돼요."
집필 중 힘들었던 건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다고 자신했던 마음에서 나온 욕심이었다.
"쓰다 보니까 인정 욕구가 올라 오더라고요. '글을 잘 써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자'라고 마음 먹을 수록 일부러 어렵게 글을 쓰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럴 때마다 '정말 필요한 내용인가'를 고려하며 내려놓으려고 노력했어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고, 증명해 보이려는 건 많이 뺐어요. 제목처럼 안정감과 행복함을 줄 수 있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는데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완성도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책을 읽으며 자신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넘어갔던 습관을 뒤로하고 깊게 체득해 작가의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독서 방식을 바꿨다.
"책 한 권이 알차게 채워지려면 제가 가진 게 많아야 하더라고요. 그 동안 에세이를 읽을 때 뒤로 갈 수록 힘이 빠지고, 분량을 채우기 위해 했던 말을 또 하는 경우들을 꽤 봤어요. 그런 식으로 책을 쓰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하루를 정신 차리고 세심하게 받아들이려 했죠. 하나라도 더 얻고 싶어서 느낀 점을 일기로 정리했고요. 또 고전 문학 작가들의 태도를 배워야겠다 싶었어요. 책 한 권을 읽을 때 내 경험으로만 읽으면 시야가 넓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헤르만 헤세, 칼 융 등 위대한 작가들의 책을 읽으며 '이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썼나'를 이해하려고 했어요. 이해가 안되면 필사해가며 그들의 삶에 닿으려고 했고요. 그러니까 조금씩 써야 할 내용들이 선명해지기 시작했죠."
이 책으로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은 마음과 일부의 편견을 깨고 싶은 목표가 있다.
"제가 별로 열심히 파고 들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도 있나 봐요. 저는 누구보다 제 내면적 깊이감을 채우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책을 얼마나 잘 쓰겠어'라는 시선도 있더라고요. 이 책으로 그런 걸 좀 희석시키고 싶어요. 또 제 책을 읽은 분께서 사고의 책을 넓혀준 책이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제 책의 의도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피드백이었어요. 한 사람이라도 더 이 책을 통해 그런 영향을 받았으면 해요."
책을 쓰면서도 크리에이터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유튜브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까지 영역을 넓혔고, 13만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숏폼이 유행하며 인스타그램을 할 땐 무조건 릴스가 필수겠더라고요. 저도 릴스를 진짜 많이 봐요. 그걸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내가 잘 안 보면서 만들려고 하면 어렵지만, 제가 일단 많이 보고 좋아하니까 이런 건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더라고요. 릴스로는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교양 책을 좋아하지만 예능, 아이돌도 좋아하거든요. 인스타그램은 콘텐츠를 조금 더 많은 타깃층을 넓혔어요."
한 권의 책을 세상 밖으로 내놓은 후, 이제는 두 번째 책을 쓰기 위한 기획 단계에 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인문학적인 내용을 다루고 싶은 바람이다. 물론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물어다 주는 유튜브 채널도 꾸준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제가 책을 리뷰하고 소개하는 크리에이터다 보니, 내가 읽을 때 좋았을 때 좋은 책의 기준이 명확해요. 그래서 앞으로도 그 기준에 부합할 수 있는 책을 써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저는 영상을 만드는 일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좋아하니까 재미있어요. 그러니까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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