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의 '한'을 풀기 시작했다…2경기 연속 코트 지배한 박지수
김명석 2023. 11. 13. 06:31
박지수(24·KB 스타즈)가 시즌 초반부터 코트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2경기 연속 압도적인 기록들을 남기며 팀의 개막 2연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의 한을 푸는 듯한 기세다.
박지수는 지난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29분 25초만 뛰고 16점·13리바운드·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달성했다. 개인 통산 6번째 트리플 더블 기록이다.
전반에만 10점·6리바운드·4어시스트를 쌓은 박지수는 3쿼터에 리바운드 4개와 어시스트 3개를 더해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마지막 4쿼터에서 남은 3개의 어시스트마저 두 자릿수로 만들면서 개막 2경기 만에 자신의 기록지에 트리플 더블을 새겼다.
비단 이 경기만이 아니었다. KB의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8일 인천 신한은행전에선 홀로 30점을 책임지고 무려 21개의 리바운드까지 잡아냈다. 한 경기에서 30득점·20리바운드 이상을 달성한 건 국내 선수 기준 역대 6번째 대기록인데, 이 가운데 4회나 박지수 홀로 기록했다. 박지수는 30점·21리바운드 외에 어시스트 5개와 스틸 3개, 블록 3개까지 더해 그야말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아쉬움도 훌훌 털어내고 있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초중반 공황장애 치료 때문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코트로 복귀했지만, 이번엔 손가락 부상까지 당해 복귀 2달 만에 시즌 아웃을 당했다. 그의 지난 시즌 출전 경기 수는 단 9경기에 그쳤다. 대들보 박지수의 이탈로 KB의 순위는 5위까지 추락했다. 누구보다 박지수 스스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올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시즌 상황을 돌아보다 눈물을 훔쳤을 정도다.
다행히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손가락 부상도 털어냈다. ‘건강한’ 박지수의 복귀는 여자프로농구 판도를 다시 흔들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KB는 개막을 앞두고 여자농구 선수들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48%의 득표율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 팀이 통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29.4%)을 제쳤다. 선수·팬·미디어 대상 설문조사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 1순위로 지목된 박지수의 복귀가 핵심이었다.
박지수 역시 새 시즌을 앞둔 각오가 남달랐다. 그는 시즌의 막이 오르기 전 “초반엔 어렵겠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아프기 전처럼, 팬분들께서 보셨을 때 ‘저 다운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박지수는 보란 듯이 다짐을 이뤄내고 있다. 코트를 지배하던 ‘박지수다운’ 박지수가 돌아왔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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