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확 오른 CP 시장…신용도 낮은 기업 '차환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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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금리가 상승하면서 만기 1년 미만의 기업어음(CP, 단기사채 포함)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던 기업들의 차입금 차환 부담이 커졌다.
최근 정기예금유동화어음(정기예금ABCP)과 공기업 및 금융회사의 CP 발행량이 늘면서 단기자금 투자 수요가 A1등급의 우량 CP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의 단기 신용등급은 A2-로 비슷한 등급의 CP 발행 금리가 만기 별로 6~8% 수준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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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투자 수요 위축에 커지는 차환 불안
단기금리가 상승하면서 만기 1년 미만의 기업어음(CP, 단기사채 포함)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던 기업들의 차입금 차환 부담이 커졌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단기신용등급 A3급 이하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자금 조달마저 힘들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단기금융 시장에 따르면 최근 A1등급의 우량 CP 공급량이 늘면서 A1등급과 A2급(A2+, A2, A2-등급 포함), A3급(A3+, A3, A3-) CP간 금리 격차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정기예금유동화어음(정기예금ABCP)과 공기업 및 금융회사의 CP 발행량이 늘면서 단기자금 투자 수요가 A1등급의 우량 CP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P는 지난달에만 5조122억원 순발행됐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에 순상환에서 순발행으로 전환한 것이다. 11월 들어서도 지난 8일까지 3조3000억원가량 순발행되는 등 CP 순발행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전력공사의 CP 발행액은 12조원을 넘어섰고, 한국가스공사도 CP 발행액이 12조원을 초과한 지 오래다.
CP 투자 수요는 주로 머니마켓펀드(MMF)·신탁(MMT)·랩(MMW)에서 발생하는데 최근 안전자산 선호도가 심화하면서 투자 수요가 A1등급으로만 몰리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A1 등급의 우량 CP 수익률이 4~5% 수준으로 높은 데다, 공급 물량도 충분하다"면서 "MMF·MMW 등의 수익률을 조금 높이려고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신용도가 낮은 CP에 투자할 유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과거에 비해 큰 폭 오른 금리로 단기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화학은 최근 3개월(92일) 만기의 CP를 약 7%의 금리로 발행했다. 효성화학의 단기 신용등급은 A2-로 비슷한 등급의 CP 발행 금리가 만기 별로 6~8% 수준을 보이고 있다. A3등급을 보유한 이랜드월드와, A3+ 등급인 AJ네트웍스의 만기 1년 이하 CP 발행 금리도 6~8%까지 상승했다.
특히 A3 등급 이하 기업들은 고금리를 감수하더라도 단기자금 조달마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유그룹 부도 사태와 중견·중소 건설사 도산 등으로 기업들 신용위험이 증가했다"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채권과 CP 투자를 기피하면서 낮은 신용도의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수단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CP 만기를 앞둔 기업들의 고심도 커졌다. 당장 연말까지 효성중공업(A2), 효성티앤씨(A2+), 효성첨단소재(A2), 하이프라자(A2+), 대원강업(A2) 등의 기업이 CP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내년 초에는 홈플러스(A3), 삼성중공업(A3), 이랜드월드(A3), 메가박스중앙(A3), 대한해운(A3), 깨끗한나라(A3+) 등 A3급 기업의 CP 만기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CP를 발행하려다가 투자 수요가 없어 CP 발행을 취소하거나 CP 등급 자체를 폐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면서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안정되는 듯했던 단기금융 시장이 고금리 상황 지속과 기업들 실적 악화 등으로 다시 점차 불안해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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