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았던 ACL 출전권 배분 확정…우선 '급한 불'만 껐다

김명석 2023. 11. 1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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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챔피언스리그 공인구. 사진=프로축구연맹

대대적으로 개편되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의 출전권 배분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쟁점이었던 ACL 엘리트(ACLE) 본선엔 K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향한다. 다만 현재로서는 2024~25시즌 출전권 배분만 결정됐을 뿐, 그다음 시즌 배정은 미정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올 시즌 K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다음 시즌 ACLE로 직행하고, K리그 2위 팀이 ACLE 플레이오프(PO)에, K리그 3위 팀은 ACL2에 각각 출전한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ACL 대회는 다음 시즌부터 ACLE와 ACL2 두 대회로 각각 구분돼 열린다.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과 비교하면 ACLE는 챔피언스리그, ACL2는 유로파리그에 해당한다.

2025~26시즌부터는 어떤 팀이 ACLE 본선 진출 자격을 얻을지는 미정이다. 여전히 KFA와 프로축구연맹 간 협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KFA는 FA컵을,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를 각각 주관하는데, 저마다 대회 위상을 위해 ACLE 출전권 확보를 바라고 있다. 일단 이번 시즌 배분만 합의를 이뤘을 뿐 계속 협의가 필요한 이유다.

각 구단들도 KFA와 연맹의 협의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CLE 출전은 AFC 최상위 클럽대항전에 출전한다는 의미는 물론 막대한 우승 상금까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부터 ACL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53억원)에서 1200만 달러(159억원)로 늘어난다. K리그 우승상금이 5억원, FA컵 우승상금이 3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참가 팀들의 동기부여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쟁점은 결국 KFA가 주관하는 FA컵 우승팀이 ACLE와 ACL2 중 어느 대회로 향하느냐다. KFA는 아마추어 등 국내 모든 팀이 참가해 우승팀을 가리는 FA컵 의미와 기존 ACL 출전권 등을 고려해 FA컵 우승팀이 ACLE 본선에 직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연맹은 장기간에 걸친 레이스를 펼쳐 경쟁력을 인정받은 팀들이 ACLE로 향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 평행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급한 불만 껐을 뿐 갈 길이 많이 남았다.

구단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FA컵이 갖는 상징성이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정상에 오르는 단 한 팀이라면 ACLE 출전권을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 대신 본선 직행이냐, PO를 거치느냐 정도가 관건이다. 출전권이 걸려있어야 FA컵 동기부여도 이어갈 수 있다. 대회 위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그러나 “FA컵은 변수가 많다. 2부 등 전력이 약한 팀도 우승이 가능하다. ACL이 나뉘면서 대회 간 위상이 달라졌듯 적어도 ACLE 참가 팀들의 경쟁력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1년 내내 K리그에서 우승권 경쟁력을 보여준 팀들이야말로 ACLE로 향할 자격이 있다고 본다. 가뜩이나 운영 방식 탓에 (KFA가) 계속 비판을 받고도, FA컵에 대한 권위와 위상만 찾을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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