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 총선출마 참모들과 비공개 오찬 "뼈 묻을 각오 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한 대통령실 참모들을 따로 불러 비공개 오찬을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내년 4월 총선에 도전하는 선임행정관급 이상 참모 일부를 대통령실로 불러 식사를 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오찬엔 전희경(경기 의정부갑) 전 정무1비서관과 김기흥(인천 연수을)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이창진(부산 연제) 전 시민사회수석실 선임행정관 등이 참석했다.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고생 많았다. 나가서도 열심히 하라”고 덕담했다고 한다. 오찬 중 “왜 제가 그만둔다고 했을 때 잡지 않으셨냐”는 한 참모의 말에 윤 대통령이 크게 웃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2시간 가까이 식사를 했다. 이후 대통령 집무실에서 출마 예정자들이 돌아가며 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고생한 참모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대접한 것”이라며 “크게 정치적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한 참모는 익명을 전제로 한 통화에서 “얼마 전 윤 대통령에게 총선 출마 의사를 따로 말씀드렸다”며 “대통령이 ‘뼈를 묻을 각오로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해 주셨다”고 전했다.
수석급에선 정치인 출신인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출마가 확실시 되며 이진복 정무수석, 안상훈 사회수석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경북 영주에서 출마할 결심을 굳힌 상태다. 비서관급에선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이 충북 청주 청원 출마를 위해 지난달 사직했으며, 주진우(부산 수영) 법률비서관, 강명구(경북 구미) 국정기획비서관도 연내 출마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총선 도전 경험이 있는 강훈 국정홍보비서관과 전광삼 시민소통비서관도 각각 포항 북구와 대구 북구갑 출마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행정관(선임 행정관 포함)급에선 김대남·김보현·김성용·김유진·김인규·배철순·신재경·여명·이동석·이병훈·이승환·전지현·최지우·허청회 등이 사직했거나 할 예정이다.
이같은 참모들의 총선 출마 러시와 맞물려 대통령실 개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용산 2기 체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국정 쇄신 차원에서 기능 재조정을 포함한 대통령실 조직 개편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국정상황실 기능을 치안·재난 위주로 효율화하면서 주요 정책 이슈 대응 등은 정무수석실로 옮기는 방안이 먼저 거론된다. 아울러 홍보 기능 강화를 위해 국정홍보 파트를 국정기획수석실 산하에서 홍보수석실로 다시 가져오는 방안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현행 2실(비서실·안보실) 6수석(국정기획·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 틀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개편 방향과 폭은 유동적이지만, 민생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는 국정 기조에 맞춘 조직 개편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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