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공격’ 이스라엘… 미숙아 사망 비판에 “아기 대피 협조”

장은현 2023. 11. 13.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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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최대 규모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따른 운영 여건 악화로 미숙아 등 환자 5명이 사망한 끝에 결국 폐쇄됐다고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조너선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CNN에 "우리는 가자지구 당국과 연락을 취해 병원장 등을 도와 대피할 수 있는 곳을 알려주고 있다. 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들의 안전한 이송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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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최대병원 전력·식수 끊겨
미숙아 등 5명 숨져… 결국 폐쇄
이측 “병원 아닌 주변 공격” 반박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머리 등을 다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 주요 병원들 주변은 이스라엘군의 공습 표적이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최대 규모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따른 운영 여건 악화로 미숙아 등 환자 5명이 사망한 끝에 결국 폐쇄됐다고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병원 직접 공격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들의 안전한 대피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가자지구 중심 도시인 가자시티에 있는 알시파 병원은 병상 수가 700여개에 달한다. 가자지구 주요 병원 지하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시설과 땅굴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10일부터 알시파 병원 인근을 포위하고 병원 일대를 공격했다.


이스라엘인권의사회(PHRI)는 11일 알시파 병원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전기가 끊겨 신생아 중환자실의 운영이 중단됐다”며 “미숙아 2명이 숨졌고 다른 미숙아 37명의 생명도 위험하다”고 전했다. 12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들 미숙아 2명을 포함해 환자 5명이 전력 공급 중단으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전력과 인터넷, 식수, 의료용품 등의 공급이 모두 끊기면서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에 몰려 폐쇄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 외에도 가자지구 북부 알쿠드스, 란티시, 알나스르 등 병원 4곳에 집중적으로 공습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알쿠드스 병원도 연료가 바닥나면서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적신월사는 이스라엘군 탱크와 군용차들이 병원을 포위한 채 건물에 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국제기구들은 가자지구 병원들의 처참한 상황을 일제히 규탄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의료시설에서의 전쟁 행위로 사람들을 전기·물·음식도 없는 상황에 몰아넣고, 탈출하려는 환자와 민간인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것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알시파 병원과의 연락이 두절됐다며 “신생아를 포함한 수많은 환자와 의료진, 병원 내 피란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가자지구의 병원은 영안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 주변에서 교전 중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병원 자체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다만 환자들과 병원에 대피해 있던 민간인 피해가 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병원 측에 인원들의 안전한 대피를 돕겠다고 밝혔다.

조너선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CNN에 “우리는 가자지구 당국과 연락을 취해 병원장 등을 도와 대피할 수 있는 곳을 알려주고 있다. 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들의 안전한 이송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앞으로도 이 사람들을 인간방패로 사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대피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중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시간 동안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향하는 살라알딘 도로를 개방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자발리아 마을과 이즈밧 말리엔 지역에서 군사활동을 중단해 팔레스타인인들이 남쪽으로 이동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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