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적자 보다 수익 냈는데…” 정유사 볼멘소리

황민혁 2023. 11. 1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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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횡재세 카드'를 꺼내면서 정유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12일 "올해 상반기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다가 3분기에 '반짝' 반등한 상황인데 횡재세를 도입하겠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해외에서 횡재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하는 대형 석유회사와 국내 정유사는 사업 구조가 다르다고 항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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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횡재세 카드 꺼내자 “많은 이익 낸 은행과는 달라” 강조


정치권에서 ‘횡재세 카드’를 꺼내면서 정유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12일 “올해 상반기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다가 3분기에 ‘반짝’ 반등한 상황인데 횡재세를 도입하겠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횡재세는 선거철마다 등장한다. 이번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유가 상승, 고금리로 정유사와 은행이 사상 최고 이익을 거두고 있다.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재점화했다. 이 대표는 “많은 나라가 이미 에너지산업에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횡재세는 외부 요인으로 일정 기준 이상의 초과이익을 얻은 기업으로부터 추가로 징수하는 세금을 말한다.

정유업계는 해외에서 횡재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하는 대형 석유회사와 국내 정유사는 사업 구조가 다르다고 항변한다. 로열 더치 셸, 쉐브론, 엑슨모빌 등 대형 석유회사는 원유를 직접 채굴해 판매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는 만큼 이익이다. 이와 달리 한국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정제해 되파는 사업을 영위한다. 또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1997년 석유시장 전면 개방 이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정제마진 경쟁력을 확보해 이익을 내는 구조를 갖춘 것이지, 주유소를 통한 수익으로 보고 횡재세를 물리겠다는 것은 왜곡된 시각”이라고 했다.

정유사의 영업이익률이 제조업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 폭리로 단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7~2021년 정유업계(석유정제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5%였다. 같은 기간 반도체(22.2%), 통신기기(14.7%), 석유화학(9.2%) 등을 밑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3분기 정유 4사의 영업이익률은 2.8%였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 9.6%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은행과 정유사를 한데 묶어 횡재세 논의를 전개하는 것을 두고 “매년 엄청난 이익을 낸 은행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불만을 표한다. 정유사들은 정치권의 동향을 지켜보며 대응할 방침이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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