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고에 돈줄 마르는 이차전지 업계, 은행 문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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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위축과 고금리 장기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이차전지 업계가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로 회사채 등 기존 자금 조달 방식이 한계에 달한 데다 유럽 전기차 시장 둔화 여파로 시장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12일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악화에도 수년간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어온 만큼 중장기 생산과 자금 조달 계획을 재점검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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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생산기지 구축 계획 ‘초비상’
수천억~조 단위 규모 금융협력 나서
전기차 시장 위축과 고금리 장기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이차전지 업계가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외 대규모 생산공장 건설로 천문학적 자금 투입이 이어지는 상황에 닥친 ‘돈맥경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기업의 전방 수요마저 꺾이며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배터리 기업은 신규 생산기지 구축 계획을 철회하고 가용 자금 확보에 나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로 회사채 등 기존 자금 조달 방식이 한계에 달한 데다 유럽 전기차 시장 둔화 여파로 시장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12일 말했다.
지난 10일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의 포항 소재 계열사 5곳은 DGB대구은행과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협약을 맺었다. 오는 17일 코스피 시장 상장을 앞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은 향후 자금이 필요할 때 5000억원까지 한도와 이율 등을 협의해 대출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4대 소재인 양극재 제조에 쓰이는 전구체를 생산한다. 현재 포항시 영일만 산업단지 내 1·2공장에 연산 5만t 규모의 전구체 생산시설을 갖췄다. 이를 2027년 3·4공장까지 증설해 연 생산량을 21만t으로 4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막대한 설비 투자에 들어갈 자금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9억원에 그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측은 “시설 투자와 원재료 구입에 대한 안정적인 투자 자금을 조달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기업공개(IPO)를 통한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올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이어온 SK온은 최근 NH농협은행과 금융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NH농협은행은 SK온에 3년간 최대 1조원까지 기업 대출·지급 보증을 지원한다. SK온은 이를 미국 유럽 등의 배터리 사업 고도화와 수익성 개선에 쓸 계획이다. SK온은 지난해부터 유상증자 및 외부 투자 유치 등으로 10조원 넘는 자금을 조달해 왔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이자비용으로만 2293억원을 썼다.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도 나섰지만 3년물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의 차이(스프레드)가 최근 83.5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지는 등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차전지 업계에 유동성 경색의 그림자가 짙어지며 설비 투자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완성차 업체 포드 및 튀르키예 코치 그룹과 함께 추진하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MOU를 끝내 철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셀 생산시설 투자를 지속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것에 상호 동의했다”고 했다. SK온과 포드의 북미 배터리 합작 2공장 가동 계획도 2026년 이후로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악화에도 수년간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어온 만큼 중장기 생산과 자금 조달 계획을 재점검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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