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머니 교회’ 하나님 뜻 이뤄진 138년 발자취 오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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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가장 유명한 산책길로 꼽히는 서울 중구 정동길.
가로수마다 짙은 단풍을 뽐내고 있는 만추 속에서 가로수길을 걷다 보면 한국 근현대사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교회를 만날 수 있다.
13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최초의 개신교 교회인 정동제일교회(천영태 목사)다.
최초 교회이기에 교회는 '한국의 어머니 교회'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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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가장 유명한 산책길로 꼽히는 서울 중구 정동길. 가로수마다 짙은 단풍을 뽐내고 있는 만추 속에서 가로수길을 걷다 보면 한국 근현대사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교회를 만날 수 있다. 13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최초의 개신교 교회인 정동제일교회(천영태 목사)다.
교회는 역사만큼이나 외양부터 눈길을 끈다. 독립문 양식의 석조 구조물과 건축학적 미를 지닌 3층 높이의 종탑, 영국 빅토리아 왕조 시대에 유행한 전원주택 형식의 고풍스럽고 간결한 외양은 정동교회의 역사적 가치를 대변해준다.
1885년 인천 제물포항을 통해 조선에 입국한 미국 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1858~1902)는 ‘복음의 통로인 교회가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품고 지금의 정동제일교회를 세웠다. 최초 교회이기에 교회는 ‘한국의 어머니 교회’로도 불린다.
12일 정동제일교회에 기념비적인 행사가 열렸다. ‘정동제일교회 역사기념관’이 문을 연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역사를 성도들과 다음세대에 전하자는 취지로 건립됐다. 교회 별관 한쪽에 교실 1개 정도의 크기로 마련된 기념관은 작고 소박했지만 단조롭진 않았다. 기념관은 그동안 정동제일교회를 통해 이뤄졌고 앞으로 이뤄갈 ‘하늘의 뜻’을 3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기념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정동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하늘의 뜻이 아펜젤러가 이 땅에 도착한 직후부터 근대 역사의 중심인 정동에서 이뤄진 과정이 담겼다. “그날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주께서 이 백성을 얽어맨 결박을 끊으사 하나님 자녀로서의 자유와 빛을 주시옵소서.” 아펜젤러가 제물포항에 도착하자마자 드렸던 첫 기도의 문구는 관람객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아펜젤러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신약전서’ 한글번역본에도 오랫동안 눈길이 갔다.
이어지는 ‘처음(제일)이야기’는 1885년 10월 11일 설립된 정동제일교회가 한국교회의 첫번째 개신교회로서 감당해야만 했던 선구자이자 개척자로서의 역할을 두루두루 보여주고 있었다. 설교 모음집인 ‘백목강연’ 등 최초의 개신교 출간물과 ‘보호여회’ 등 최초의 여선교회, 최초의 여성 세례자, 최초의 성찬식 등 정동제일교회가 감당한 한국 개신교의 첫 사건을 상징하는 문서와 성구 등이 고스란히 눈앞에 전시돼 있었다.
끝으로 ‘교회이야기’는 오늘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연약하지만 보배를 담은 질그릇으로서 하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성도들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와닿았다. 19세기 말 밥그릇, 국그릇 등으로 쓰였던 ‘막사발’과 1889년 선포된 아펜젤러의 설교문을 통해 ‘교회이야기’에서 나타내려는 의미가 한층 효과적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성도들로부터 기증받은 옛 벧엘 예배당의 벽돌은 교회를 세우고 지키고 믿음의 끈을 묵묵히 이어간 뭇성도들의 단단한 마음 같았다.
천영태 목사는 “교회 역사기념관이 단순히 교회의 과거사를 모으고 전시하는 1차원적인 공간이 되지 않게 하려고 했다”면서 “숭고한 역사를 기반으로 이뤄진 하늘의 뜻을 통해 성도들이 신앙의 유산을 전승하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되새기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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