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vs 오지환…8000만원짜리 롤렉스 주인 나야 나
LG 트윈스의 주장 오지환(33)인가, 포수 박동원(33)인가.
고(故) 구본무 LG 트윈스 전 구단주가 남긴 롤렉스 시계를 놓고 동갑내기 두 선수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8년 타계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1997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최우수선수(MVP)에게 고급 손목시계(롤렉스)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구 회장은 그해 해외 출장길에서 직접 시계를 구매했다. 구매가는 약 8000만원. 하지만 이 시계는 주인을 찾지 못하고, 26년 동안 잠실구장 LG 트윈스 대표이사실의 금고에 잠들어있다.
한국시리즈에서 3승1패를 기록 중인 LG는 이제 1승만 추가하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MVP상의 유력한 후보는 LG 공수의 핵심인 박동원과 오지환이다.
올해 LG로 이적한 박동원은 정규 시즌에서 20홈런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박동원의 대포가 불을 뿜었다. 2차전에서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렸고, 3차전에서도 2점 홈런을 쳤다. 두 홈런 모두 한 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4경기 타율은 0.385(13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LG 동료들은 3차전에서 박동원이 또다시 홈런을 터트리자 그의 별명인 ‘참치’를 연호했다.
주장 오지환은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이면서도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 모두 팀 내 최고다.
오지환은 특히 2~4차전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건 오지환이 처음이다. 영양가도 만점이다. 2차전에선 1-4로 끌려가던 6회 말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3차전 5-7로 뒤진 9회 초에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기록했다.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결승포를 날렸다.
4차전에선 6-1로 앞선 7회 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아치를 그렸다.
오지환은 “내게는 15년(2009년 입단), 팬들은 29년을 기다려온 우승이다. 우승하는 게 가장 큰 목표고, 롤렉스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박동원은 “우리가 우승해야 시계를 받을 수 있다. 내가 강력한 후보라 해도 우승을 못 하면 받을 수 없다. 경기에 이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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