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슨 “아리스토텔레스 평전 가장 쓰고 싶다”
“잡스는 우리를 개인 디지털 혁명으로 이끌었다. 다우드나는 우리를 생명과학 혁명으로, 머스크는 우리를 우주여행과 재생 에너지 시대로 이끌고 있다.”
그가 전기를 쓴 동시대 인물들에게 끌린 이유를 묻자, 월터 아이작슨(71)은 이렇게 들려줬다. 신작 『일론 머스크』 출간 이후 서면 인터뷰를 통해서다.
미국 언론인으로 타임 편집장, CNN 회장 등을 지낸 그는 『스티브 잡스』 등의 전기로 세계적 명성을 쌓아왔다. 지난해 국내 출간된 『코드 브레이커』는 2020년 노벨상을 받은 여성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와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 관련 연구를 다뤘다.
올해 9월 출간된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등의 혁신적 기업가로 이름난 일론 머스크의 남다른 사생활이나 어두운 기질까지 담아 화제가 됐다.
책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 전기를 미리 보지 않았다. 아이작슨은 “내 거래의 일부는 그가 책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않을 것이며, 나는 그에게 책을 미리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책이 나온 이후 그와 몇 번 만났다. 그는 그가 이 책을 읽을 수 없다고 내가 말했기 때문에 아직도 읽지 못한다고 농담했다”며 “하지만 그는 책 일부를 읽었고 내가 정확하고 공정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책에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X와 관련한 여러 논란도 다뤄진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머스크의 생각이 과연 위험한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 아이작슨은 “나는 그가 표현의 자유를 더 많이 허용하는 것과 동시에 잘못된 정보나 혐오를 트위터가 증폭시키는 것을 막는 것의 복잡성을 깨닫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결혼·이혼·연애·자녀 등 사생활을 비중있게 다룬 데 대해서는 “책의 대부분은 그의 엔지니어링과 제품 개발에 관한 것”이라며 “그의 개인적 삶도 전기의 일부라고 느꼈기 때문에 그중 일부도 포함시켰다”고 했다.
머스크에 대해 전에 가졌던 생각이 전기 집필과 취재 과정에서 바뀐 부분이 있을까. 아이작슨은 “그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더 존경하고 되었고, 그가 가끔 빠져드는 어두운 기분에 더 실망하게 되었다”고 했다. 전기에 따르면 머스크는 주변 사람들이 ‘악마 모드’라고 부르는 상태에 종종 빠져드는 인물이자, 성장기를 비롯해 아버지의 부정적 영향이 컸던 인물로 그려진다. 정서적 학대 등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청하자 아이작슨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답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취재해 전기를 쓰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도 물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를 꼽았다. 그는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이자 과학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전기를 쓰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전기는 할리우드에서 영화화에 착수했다. 제작사는 영화 ‘미나리’로 낯익은 영화사 A24, 감독은 ‘블랙 스완’ 등의 영화로 이름난 대런 아로노프스키다. 앞서 스티브 잡스 전기는 2015년 마이클 파스벤더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다.
이후남 문화선임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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