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최대병원 일대 공격…런던선 30만명 반전시위
이스라엘군이 지난 주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병원 일대를 공격해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한층 커졌다. 영국 런던에서 최소 30만 명이 참여한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리는 등 유럽 곳곳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하고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병원 운영 여건이 악화하면서 환자 5명이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의료 처치를 받지 못해 숨졌고 병원은 결국 폐쇄됐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보건부 관리를 인용해 공습으로 심장 병동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10일 밤부터 11일까지 이 병원 일대를 공격했다.
전날 민간단체 이스라엘인권의사회(PHRI)는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공격 이후 병원 전체가 정전됐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신생아 중환자실 운영이 중단돼 미숙아 2명이 숨졌고, 또 다른 미숙아 37명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고 전했다.
알시파병원은 한 달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에도 일부나마 운영을 이어가던 병원 중 한 곳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 기준으로 환자 2500명이 떠났고, 현재 환자 700명과 피란민 2000명 등 3000여 명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또 다른 병원인 알쿠드스병원도 연료가 바닥나면서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병원을 공격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측은 “알시파병원에는 총격을 가하지 않고 있으며, 주변 하마스 무장대원과 충돌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병원에 남아있던 어린이 대피를 돕겠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병원에서 1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군은 “가자에서 활동하는 테러 조직 중 하나의 로켓 오발로 벌어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터널·지휘소 등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AP통신은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격이 국제전쟁법에서 허용한 범위인지 딜레마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11일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에 모인 시위대는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학살 중단” “가자 폭력 멈춰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선두부터 끝까지 행진 길이는 4㎞에 달했다. 일부 극우단체가 시위대와 경찰을 기습해 126명이 체포됐다.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 때문에 반유대주의 시위를 법으로 금지한 독일에서도 베를린과 뮌헨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가 열렸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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