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 타진 현역 6~7명"…'천아용인'에 명단 보여줬다
“창당 결정은 12월 27일 정도”, “영남에서만 최소 30석”, “광주를 돌파할 수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살라미 방식으로 신당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결국 창당하지 못할 것”이란 정치권의 관측도 여전하지만 그는 연일 이슈 몰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 저녁 허은아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서 측근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회동한 뒤엔 이들이 일제히 이 전 대표를 옹호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이 전 대표와 보조를 맞출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이 회동에서 실제 소통 중인 현역 의원 6~7명 명단을 공유했다고 한다. 회동 직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에서도 신당에 동참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실제 명단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참석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PK(부산·울산·경남)에선 A 의원, TK(대구·경북)에선 B 의원이 연락이 와서 지역구 얘기를 나눴다”며 “이분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 참석자는 “6~7명 의원은 초·재선과 다선이 두루 섞여 있었다”며 “창당이 공식화하지도 않았는데 적잖은 수의 의원이 합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①롤모델은 자민련=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징계 국면 이후 여권 핵심부에서 밀려났지만, 내년 총선 때 보수 중심부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신당을 ‘보수 계열 신당’으로 규정하고 총선 대구 출마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지로 밝혔다.
‘개혁 보수’로서 국민의힘과의 맞대결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이는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1996년 대구는 이미 다른 선택을 했던 적이 있다”며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을 ‘롤모델 사례’로 직접 밝혔다. 1995년 여당이던 민주자유당의 총재였던 김종필(JP)은 당에서 퇴진 압박을 받자 측근인 공화계와 탈당해 자민련을 창당했다. 이듬해 15대 총선에서 자민련은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13석 중 8석을 휩쓸며 여당(2석)을 압도했다.
지지율도 꿈틀대고 있다. 지난 8~10일 CBS노컷뉴스·알앤써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국적으로 전주 대비 3.4% 포인트 하락한 35.7%를 기록했고, 특히 TK에선 15.7% 포인트 떨어진 42.2%를 기록했다. 알앤써치는 “이 전 대표의 대구 출마 거론 등으로 당 내부에서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다만, 여권에선 당시 자민련과 이준석 신당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대표에 비교적 호의적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11일 “(자민련 돌풍은) YS 정권 출범 당시 대구에 설립 예정이던 삼성 상용차를 부산으로 가져 간 데 대한 반감과 중심 인물로 (TK 출신의) 거물인 박철언 전 장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준석은 대구와 전혀 연고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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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중도 빅텐트=중도층도 타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한 음식점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인 금태섭 전 의원과 오찬을 했다. 이 전 대표는 직후 노컷뉴스 유튜브 채널에서 ‘금 대표와 신당 창당을 같이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당연히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금 대표를 가교로 제3지대 빅텐트가 구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 대표는 제3지대에서 활동하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정태근 ‘정치혁신포럼 당신과함께’ 대표, 조성주 ‘세 번째 권력 운영위원장’ 등과 금요연석회의(가칭)을 꾸렸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TK 언론인 초청 토론회에서 이준석 신당과 관련해 “금태섭·양향자는 물론 신진을 아우르면 내년 총선에서 40~50석 정도는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③호남 향한 서진 정책=이 전 대표는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이언주 전 의원과 토크 콘서트를 열어 민주당 본진을 파고드는 서진 정책도 꾀하고 있다. 특히 이 행사엔 이용섭 전 광주시장이 축사할 예정이다. 이 전 시장은 2008년 정계 입문 이래 민주당에서만 두 차례 장관, 재선 의원 등을 지냈다. 이 전 시장은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극단적 양당 정치를 해소하기 위해선 제3지대 혁신 정당이 필수”라며 “여야를 떠나, 젊은 정치인이 제3지대 용기를 낸다기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 이 전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내 비명계를 포함해 진보 정당 계열 인사와도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고, 지난 4일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과 회동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도 “이준석 신당이 생기면 현역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쪽에서 합류할 인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선 여전히 이준석 신당의 파급력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주류에선 “이준석 신당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김병민 최고위원)이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다. 반면 “이준석 신당은 1000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 등에서 국민의힘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윤상현 의원)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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