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없는 손흥민은 그야말로 '외딴 섬'…패스 안 오고, 후반 43분 첫 슈팅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제임스 매디슨의 부재를 절실하게 체감했다. 파트너가 사라지면서 손흥민이 경기 후반까지 슈팅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하루를 보냈다.
토트넘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울버햄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막판에 무너지면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대한민국 공격수 손흥민과 황희찬 모두 선발로 나와 '코리안 더비'가 개최돼 큰 주목을 이끈 맞대결은 후반 추가시간에만 무려 2골을 터트린 울버햄프턴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끝났다.
경기에 앞서 토트넘은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베스트 11을 가동하지 못했다. 미키 판더펜과 제임스 매디슨은 직전 경기였던 리그 11라운드 첼시전 때 부상을 입어 명단에서 제외됐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트니 우도기도 첼시전에서 퇴장을 당해 징계를 받아 울버햄프턴전을 결장했다.
어쩔 수 없이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준 토트넘은 전반 이른 시간에 득점을 터트리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전반 3분 파페 사르가 연결해준 공을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페널티 박스 우측으로 침투하는 페드로 포로에게 내줬다.
공을 잡은 포로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문전 앞으로 올렸고, 골문으로 쇄도하던 브레넌 존슨이 이를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지 3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울버햄프턴 선제골로 지난 여름에 영입된 존슨은 토트넘 데뷔골을 달성했다.
토트넘은 이후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했지만 전반전을 넘어 후반전 정규시간이 종료될 때까지 리드를 지키면서 진땀승을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울버햄프턴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역전 드라마를 썼다.
후반 추가시간이 6분 주어진 가운데 교체로 들어온 파블로 사라비아가 문전 앞으로 올라온 크로스를 감각적인 왼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경기 균형을 맞췄다. 분위기를 탄 울버햄프턴은 경기 종료를 앞두고 사라비아의 패스를 받은 마리오 르미나가 골문 구석으로 밀어 넣은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울버햄프턴은 승점을 13(3승4무5패)으로 늘리면서 12위로 도약했다. 반면에 첼시전에 이어 2연패를 한 토트넘은 승점 26(8승2무2패)를 유지했다. 이후 아스널이 번리를 3-1로 꺾어 2위로 올라서면서 토트넘은 3위로 한계단 내려갔다.
이날 경기는 '코리안 더비'로도 불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별다른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슈팅이 단 1번 밖에 없었고, 이 유일한 슈팅은 무려 후반 43분에 나왔다. 이마저도 수비벽에 막히면서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올시즌 리그 8골을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이 경기 내내 슈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팬들은 어째서 손흥민이 이날 부진한 하루를 보냈는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는데, '마크스탯스'가 조사한 울버햄프턴전 패스맵을 통해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후반 23분까지 이뤄진 패스만 조사한 자료에서 손흥민은 동료들로부터 제대로 패스를 받지 못해 최전방에서 고립됐다.
제아무리 손흥민이라도 공이 오지 않으면 슈팅을 시도할 수 없다. 이날 토트넘 선수들은 9번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을 향해 제대로 된 패스를 넣지 못했고, 이는 손흥민의 침묵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고립된 이유로 팬들은 가장 먼저 제임스 매디슨의 부재를 꼽았다. 매디슨은 부상을 입기 전까지 리그 11경기에서 3골 5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했다. 중원에서 창의적인 패스를 넣어줄 매디슨이 빠지면서 손흥민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받았다.
중원에서 공을 운반하거나 기회를 만들어 줄 선수가 없다 보니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후반 31분 벤치에 있던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지오바니 로셀소를 긴급 투입했지만, 로셀소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손흥민을 돕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매디슨이 복귀하려면 2024년이 돼야 할 것으로 예상디면서 손흥민의 분투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첼시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매디슨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디슨의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첼시전 다음날에도 상태가 좋지 않아 다시 검사를 보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마도 내년에나 그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도 지난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매디슨이 발목 부상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매디슨은 몰타, 북마케도니아와의 유로 2024 예선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구단에 남아 의료진과 재활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매디슨이 SNS에 글을 올려 팬들을 안심시켰다. 매디슨은 "불행하게도 축구는 롤러코스터와 같다. 제대로 회복하려면 당분간 경기장에서 떨어져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난 꼭 더 나아져서,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 봐요 토트넘 팬 여러분"이라고 2024년에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사진=마크스탯스 SNS, PA Wire,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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