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나긴 했지만 동기들과" 이종석 헌재소장 청문회 쟁점은
13일 열리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지명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의 친분 논란은 지난달 낙마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주요 시비거리였다.
청문회 전 사전질문지 격인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서면질의와 이에 대한 이 후보자의 답변서에서, 윤 대통령의 이름은 34차례 등장했다.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얼마나 친하느냐” “지명 전 윤 대통령으로부터 언질을 받았느냐” “사적 모임 연 몇 회 갖느냐” “동생이 검사였는데 윤 대통령과 일한 적 없느냐” 등을 궁금해했다.
“尹과는 설법 동기일 뿐, 연락은 주진우가”
국회 추천 몫으로 2018년 헌법재판관이 된 이종석 후보자는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헌법소원(검사징계법 조항 위헌확인)을 냈을 때 연고관계를 이유로 사건을 회피한 바 있다.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 이상의 친분은 없다는 게 이 후보자 입장이다.
그는 서면 답변을 통해 “정기적으로 사적 만남을 가지지 않는다”며 올해 윤 대통령을 만나긴 했지만 “윤 대통령의 부친상 때 대학 동기들과 단체로 조문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지명 사실은 대통령실 주진우 법률비서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사전에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지나친 신중이 단점”…견해 묻는 질문에도
본인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망담피단 미시기장(罔談彼短 靡恃己長·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자랑하지 않는다)이 좌우명”이라고 에둘러 말한 이 후보자는, “지나치게 신중하여 빠르게 결정하지 못한다”는 걸 단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정치·사회·역사적 견해를 묻는 질문에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다.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노란봉투법 입법,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 건국절 논란 등 최근 이슈에 대해 “국회의 계류중인 사안이어서”, “앞으로 헌재에 올 수 있는 사건이어서”, “정치적으로 민감해서”, “역사학계에서도 논란이 있어서” 등의 이유로 “견해를 표명하는 것이 적절치 않음을 양해해 달라”고 일괄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9명 의원이 낸 496개 질문 중 ‘양해’로 답변한 건이 180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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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짜리 소장 내정…“잔여 임기만 근무할 것”
이 후보자는 헌재소장이 되면 중점적으로 추진할 세 가지 과제로 ①인력충원 ②예산확보 ③종이줄이기를 꼽았다. 그는 “헌재 사건이 많이 늘어 심리 지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데 연구부와 사무처의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서면기록 등 불필요한 자원 이용 줄이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헌재소장으로서 자신의 임기에 대해선 “전임 박한철, 이진석, 유남석 소장도 잔여임기 동안만 소장으로 근무했는데 저도 관례에 따라 잔여임기 동안만 근무할 생각”이라고 했다. 헌법재판관으로서 이 후보자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퇴임 후 변호사로 일할 거냐는 질문엔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확답하지 않았다.
위장전입 덕에 30억원 이득…딸 결혼식 질문도
5년 전 재판관 인사청문회 때 지적받았던 위장전입 사실 등 개인 자질 문제도 반복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1982년엔 부친이 자신도 모르게, 1988년과 1993년엔 서울 주택청약 때문에, 1996년엔 배우자가 대출에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위장전입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청약예금 덕분에 배우자 명의로 1995년에 분양받은 송파구 아파트를 1998년에 팔아(3억 2000만원) 서초한양아파트를 샀고(3억7000만원) 이는 재건축으로 반포래미안 아이파크가 돼 2020년 36억원의 매각대금을 안겨줬다고 한다. 작년과 재작년 두 딸의 결혼식에 대해 장소, 하객 수, 축의금 총액까지 묻는 질문엔 “장녀는 명동성당에서, 차녀는 반포 메리어트 호텔에서 했다”는 것 외에는 본인이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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