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뜬 지구' 본 최초의 인류…'아폴로 8호' 이끈 보먼 사망
인류 최초의 달 탐사 임무 ‘아폴로 8호’를 이끈 우주비행사 프랭크 보먼이 세상을 떠났다. 95세
11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보먼의 가족 대변인 짐 매카시는 보먼이 지난 7일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의 의료시설에서 뇌졸중으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미국의 우주 비행사인 존 글렌이 사망한 이후 생존하는 미국 최고령 우주 비행사였다.
보먼은 1968년 12월 21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된 아폴로 8호 유인 달 탐사선의 사령관이었다. 아폴로 8호는 사흘에 걸친 우주 비행 끝에 달 궤도에 진입했다. 이후 12월 24일부터 25일 사이에 달 궤도를 10회 돈 뒤 12월 27일 지구에 귀환했다.
미 공군 장교 출신인 보먼은 뛰어난 전투기 조종 실력과 노련함 등을 인정받아 NASA의 두 번째 우주비행사 그룹에 합류했다.
보먼은 당시 아폴로 8호에서 방송을 통해 “아폴로 8호 승무원 일동은 지구에 있는 여러분 모두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했다.
그는 달 궤도를 10회 돌면서 달 표면 위로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을 목격한 최초의 인류가 됐다. 이들은 이 장면을 포착한 유명한 사진을 남겼고, 국제천문연맹(IAU)은 2018년 아폴로 8호의 달 도착 50주년을 기념해 이 사진에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이름을 붙였다.
보먼은 당시를 회상하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달 궤도에서) 지구를 돌아본 것은 내게 엄청난 영향을 줬다. 그 경이로움과 함께 지구가 우주에서 너무 외로워 보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며 “그것은 색을 지닌 유일한 것이었다. 비행 중 가장 감정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우주비행사 프랭크 보먼은 진정한 미국의 영웅이었다”며 “NASA와 국가에 대한 그의 헌신은 의심할 여지 없이 ‘아르테미스’ 세대가 새로운 우주의 기슭에 도달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테미스는 NASA가 1972년 아폴로 17호 임무 이후 50여년 만에 다시 인류를 달에 보내려는 프로젝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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