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했던 도시락 김치 냄새, 이젠 부러움 대상”

이의재 2023. 11. 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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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문화의 모멘텀(기세)은 정말 강하다. 이렇게 여러 분야가 동시에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은 처음 본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의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론 김(44) 뉴욕주 하원의원은 뉴욕의 한인 사회를 대변하는 대표적 '한인 정치인'이다.

그는 "이제는 김치가 미국 사회가 한인을 포용한다는 상징이 됐다"고 김치의 날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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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김 美 하원의원 인터뷰
미국 내 세 번째 ‘김치의 날’ 제정 주역
한식, K팝·드라마 등 인기와 시너지
론 김 미국 뉴욕주 하원의원이 2일(현지시간) 뉴욕 플러싱의 의원 사무실에서 ‘김치의 날’ 선포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 문화의 모멘텀(기세)은 정말 강하다. 이렇게 여러 분야가 동시에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은 처음 본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의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론 김(44) 뉴욕주 하원의원은 뉴욕의 한인 사회를 대변하는 대표적 ‘한인 정치인’이다. 이민 1.5세대인 그는 최근 미국을 강타한 한국 문화 열풍에 대해 “K팝, 드라마, 음식 등 모든 한국 문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K-컬처가 상호작용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흥미를 키워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특히 “그 문을 열어준 건 한국 음식”이라고 말했다.

8살 때 미국에 건너온 그에게 한식은 ‘김치 냄새’로 대표되는 창피한 기억이었다. 하지만 그는 뿌리를 숨기는 대신 자랑거리로 만들어냈다. 지난해 뉴욕주가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제정한 ‘김치의 날’이 그의 작품이다. 그는 “이제는 김치가 미국 사회가 한인을 포용한다는 상징이 됐다”고 김치의 날 의미를 설명했다. 뉴욕의 한인 학생들에게 김치 냄새는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김 의원은 “나는 부모님께 도시락에 치킨만 넣어 달라고 했지만 딸들은 김치를 싸 가면 친구들에게 ‘맛있겠다’며 부러움을 산다”고 말했다.

김치 외에도 다양한 한국 음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 뉴욕에서만 한국 식당 11곳이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리며 ‘저렴한 음식’이라는 인식도 달라졌다. 김 의원은 “김치를 시작으로 이제는 한식 전체가 성장하고 있다”며 “더 자랑스럽게 내 뿌리를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꾸미지 않은 한국 본연의 매력을 해외에 알려 달라는 조언도 남겼다. 김 의원은 “최근 행사로 천안을 방문했는데 (식당이나 거리에) 영어가 적혀 있지 않거나 철자가 틀린 모습이 오히려 ‘진짜 한국’처럼 다가왔다”며 “외국인이 보기엔 그런 모습이 더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한인으로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김 의원의 행보는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20년 그는 뉴욕주 공립학교에 3·1 운동과 유관순 열사 관련 교육을 의무화하는 ‘유관순의 날’ 결의안 제정에 앞장섰다. 김 의원은 “한국의 역사를 아이들에게 똑바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목표를 묻는 말에는 “한국 문화·음식의 영향력 확대를 사회적 영향력 확대로 연결해내고 싶다”고 답했다.

뉴욕=글·사진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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