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뷰] '후반 역전극' 울산, 동해안 더비에서 포항 3-2 격파… '16호골' 주민규 득점 공동선두로
[풋볼리스트=울산] 김정용 기자= 울산현대가 올해 네 번째 동해안 더비에서 포항스틸러스를 꺾었다. 포항도 강했지만 울산은 후반전 초반 3골을 몰아치는 저력을 보여주며 역전했고, 이후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12일 울산광역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를 치른 울산현대가 포항스틸러스에 3-2로 승리했다.
이미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울산, FA컵 우승을 차지한 포항은 트로피뿐 아니라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까지 확보된 상태였다. 경기 결과는 순위에도 의미가 없었다. 울산은 승점 73점으로 선두 독주를 이어갔고, 포항은 승점 60점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2위를 지켰다.
올해 4번째 동해안 더비에서 승리하며 울산은 올해 포항 상대 2승 2무를 기록했다. 이날 관중은 16,946명이었다.
홈팀 울산은 최전방의 주민규를 장시영, 김민혁, 엄원상이 받치고 중원은 이청용, 이규성이 책임지는 조합을 선보였다. 수비는 설영우, 김영권, 김기희, 김태환으로 구성됐고 골키퍼는 조현우였다.
포항은 제카의 뒤에 2002년생 트리오 강현제, 홍윤상, 윤재운을 배치했고 중원을 김종우와 한찬희에게 맡겼다. 포백은 박승욱, 그랜트, 하창래, 신광훈이었고 골키퍼는 황인재였다.
시즌 결과가 사실상 결정된 두 팀이지만 올해 마지막 더비는 치열했다. 전반 8분 포항의 강현제가 울산 수비 사이에서 좋은 볼 컨트롤로 슈팅 타이밍을 만들고 오른발 마무리를 시도했는데 조현우에게 잡혔다. 17분 조현우가 문전에서 공을 다루다 하마터면 자책골이 될 뻔 하면서 관중석의 탄식이 터졌지만 늦기 전에 공을 지켜냈다.
울산은 전반 27분 처음으로 위협적인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엄원상이 공을 주고받으며 멋진 속공을 전개했다. 엄원상의 패스를 받은 장시영이 문전에서 슛 페인팅으로 돌파한 뒤 왼발슛을 날렸는데 달려온 수비의 블로킹에 극적으로 막혔다.
울산이 흐름을 끌어올리려 하던 전반 32분 오히려 포항의 선제골이 터졌다. 볼 키핑을 하던 이청용이 잔디에 발이 걸리며 제카의 압박에 당했다. 제카의 전진패스를 받은 윤재운의 컷백 패스가 강현제의 K리그 데뷔골로 이어졌다. 비디오 판독(VAR)을 거친 뒤에도 골은 그대로 인정됐다.
전반 43분 세트피스에 이후 계속된 울산의 공격 끝에 김영권이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공은 골대 밖으로 날아갔다. 45분 김태환의 크로스, 수비 성공에 이은 코너킥, 공격권을 지킨 뒤 설영우가 날린 왼발슛 모두 위협적이었지만 포항은 결국 리드를 지킨 채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포항은 신광훈 대신 심상민을 투입했고, 울산은 장시영을 빼며 아타루를 넣었다.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되고, 울산이 동점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2분에 불과했다. 골대에 맞고 튕겨나온 슛을 향해 달려든 설영우가 재빨리 밀어넣으면서 포항이 채 정비하기 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5분에는 아타루의 역전골까지 나왔다. 이청용의 장거리 스루패스를 받은 김태환이 수비 배후로 파고들어 낮은 크로스를 날렸고, 아타루가 논스톱 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주도권을 잃어버린 김기동 포항 감독은 지체 없이 후반 11분 제카와 윤재운을 빼고 이호재, 김인성을 투입했다. 그러나 오히려 여유를 갖고 지키다 역습 위주로 공격하는 울산이 더 효과적이었다. 17분 아타루가 왼쪽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제공했는데 주민규의 발리슛이 빗맞았다.
후반 18분 포항의 볼 컨트롤 실수에서 시작된 울산 속공이 엄원상의 크로스와 주민규의 헤딩 마무리로 이어지면서 점수차는 더 벌어졌다. 득점왕 경쟁 중인 주민규는 16호 골로 티아고를 따라잡아 공동 최다골이 됐다.
후반 26분 홍윤상이 오른발로 멋지게 감아 찬 슛을 날리며 포항이 모처럼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조현우가 선방했다. 반격이 여의치 않자 29분 이호재가 먼 거리에서 강슛도 시도했으나 빗나갔다.
포항은 후반 32분 한찬희, 강현제 대신 박형우, 김준호를 넣어 교체카드를 다 쓰며 공격을 강화했다.
포항은 상대 문전으로 공을 투입하려는 노력 끝에 김영권의 팔에 공이 맞고 페널티킥이 선언돼 득점기회를 맞았다. 후반 38분 키커 이호재가 야유를 뚫고 침착하게 조현우를 속인 느린 킥을 성공시켰다. 점수차는 단 한 골이 됐다.
후반 37분 울산의 이규성이 보야니치로 교체됐다.
포항은 막판 밀어붙였다. 강한 압박으로 울산을 가둬놓고 계속 두들겼다. 후반 43분 김준호의 중거리 슛이 블로킹 당했고, 다시 공을 따낸 뒤 그랜트의 왼발슛은 조현우의 손에 막혔다. 45분 그랜트의 강력한 중거리 슛을 조현우가 또 쳐냈다.
추가시간이 10분이나 선언된 가운데 계속 수세에 몰린 울산은 수비강화를 택했다. 추가시간 3분 김민혁, 이청용이 빠지고 수비수 조현택, 정승현이 지키기 위한 카드로 투입됐다. 이어 주민규 대신 마틴 아담으로 공격수도 바꿨다. 막판까지 버텨낸 울산이 결국 승리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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