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ANG·SON 대기록 ‘다음에’…역대급 코리안 더비서 황희찬이 웃었다

김희웅 2023. 11.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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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열린 울버햄프턴과 토트넘의 경기에서 황희찬과 손흥민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마리오 르미나(왼쪽)와 황희찬. 사진=게티이미지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손흥민(토트넘)의 시즌 첫 코리안 더비. ‘후배’ 황희찬이 판정승을 거뒀다. 

울버햄프턴은 11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벌인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토트넘에 2-1로 이겼다. 승점 3을 추가한 울버햄프턴은 11위로 점프했고, 올 시즌 첫 연패를 맛본 토트넘은 3위로 밀려났다.

울버햄프턴 입장에선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전반에 선제 실점한 울버햄프턴은 후반 들어 맹공을 퍼부었고, 정규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2골을 퍼부어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황희찬과 손흥민은 나란히 침묵했다. 둘 다 풀타임 활약했지만, 이렇다 할 기회가 자주 오지 않았다. 당연히 슈팅 횟수 자체가 적었는데, 둘은 득점 욕심보단 팀플레이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대기록’ 작성은 다음으로 미뤘다. 황희찬은 연속 공격포인트 적립을 공식전 6경기에서 마쳤다. 아울러 지난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인 37라운드 에버턴전부터 이어온 ‘홈 연속골’ 기록도 6경기에서 마무리됐다.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손흥민은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 작성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현재 리그에서 8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6~17시즌부터 매번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2골만 추가하면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게 된다. EPL 역사상 8시즌 이상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는 사디오 마네(알 나스르) 티에리 앙리(은퇴·이상 8시즌)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세르히오 아구에로(은퇴·이상 9시즌) 프랭크 램파드(은퇴·10시즌) 웨인 루니(은퇴·11시즌) 등 총 6명뿐이다. 
코리안 더비 전 손흥민과 황희찬의 올 시즌 기록을 비교한 EPL. 사진=EPL


이날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이전과 조금 다른 라인업을 꾸렸다. 직전 첼시와 경기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가 퇴장당했고, 미키 판 더 펜과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탓이다. 특히 공백이 큰 중앙 수비 라인은 벤 데이비스와 에릭 다이어에게 맡겼다. 


출발은 산뜻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리드를 쥐었다. 데얀 쿨루셉스키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 지역에서 오버래핑하던 페드로 포로에게 볼을 연결했고, 포로가 곧장 낮고 빠르게 문전으로 붙였다. 이때 중앙으로 쇄도하던 브레넌 존슨이 볼의 방향만 바꿔 득점에 성공했다. 존슨의 리그 데뷔 골.

토트넘은 전반부터 볼을 오래 점유하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이후 큰 찬스를 잡지 못했다. 울버햄프턴은 거듭 역습을 노렸는데, 마지막 패스와 마무리가 무뎠다. 전방을 누비던 황희찬에게도 좀체 기회가 오지 않았다. 

경기는 거칠었다. 양 팀 모두 강한 압박으로 서로를 옥죄었다. 도합 34개(울버햄프턴 20개·토트넘 14개)의 파울이 나왔을 만치 매우 치열했다. 특히 전반은 서로를 향한 견제가 강해 양 팀 모두 찬스 메이킹에 애먹었다. 

특히 전반에 고전한 울버햄프턴은 후반 들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황희찬에게 한 차례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10분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주앙 고메스가 페널티 박스 바깥쪽에서 때린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돼 황희찬 앞에 떨어졌다. 하지만 황희찬 앞에서 공이 크게 튀었고, 논스톱으로 때린 슈팅이 골대 옆으로 빠졌다.
황희찬과 벤 데이비스가 경합하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은 울버햄프턴을 상대로 침묵했고, 팀은 올 시즌 첫 연패를 맛봤다. 사진=게티이미지

토트넘은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후반 27분 손흥민의 원터치 패스로 토트넘이 역습 반격에 나섰다. 손흥민에게 볼을 받은 클루셉스키가 전방으로 쇄도하던 존슨에게 패스했지만, 존슨의 원터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거친 양상 속 손흥민도 후반 45분 역습 상황에서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수비수 맞고 나오며 득점이 무산됐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의 교체술이 후반 추가시간에 빛을 발했다. 후반 막판 교체로 피치를 밟은 파블로 사라비아가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추가시간 1분이 지난 시점, 마테우스 쿠냐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사라비아에게 툭 띄워서 패스를 연결했다. 사라비아는 순간적으로 깡충 뛰며 오른발로 볼을 잡고 왼발로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경기 종료 직전, 드라마가 완성됐다.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쥔 사라비아가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며 침투 패스를 연결, 쇄도하던 마리오 르미나가 슬라이딩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울버햄프턴이 승리를 따냈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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