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없어요" 중개업소 6000곳, 내년 '집값 하락' 점친 까닭
부동산시장의 소비심리지수가 일제히 하락세 돌아섰다.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매수 대기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 매매가격전망지수는 97.1을 기록,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내려갔다. 이 지수는 표본 중개업소 6000여 곳을 대상으로 3개월 후 집값 전망을 설문 조사한 것인데, 이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가격 상승을, 100 미만일수록 하락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매매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2월 58.7까지 내린 뒤 반등했고, 8월 102.3, 9월 104.5로 상승 전망이 더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경기도 광명의 한 공인중개사는 “시중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매수 문의도 줄고 있다”며 “경제 여건 등을 볼 때 내년에는 집값이 다시 내려갈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의 지난달 전국 매수우위지수 역시 28.2로 30선을 밑돌았다. 이는 지난 6월(28.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는 지난해 11월 17.3으로 바닥을 친 뒤, 지난해 12월(17.5)부터 10개월 연속 상승했는데, 다시 하락 전환한 것이다.
매수우위지수도 표본 중개업소 설문을 통해 집계되는데,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매도자가 많다’는 응답이 73.9%지만 ‘매수자가 많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수급동향 역시 지난달 16일 조사(90.2)를 기점으로 3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동향도 지난 6일 조사에서 87.6을 기록, 7월 마지막 주(87.4) 조사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는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도 매물은 7만8602건으로 석 달 전(6만8251건)보다 15.1% 증가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8만452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20년 11월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매매거래활발지수도 12.5에 그쳤다. 이 지수도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할수록 거래가 활발하다는 뜻인데, 3개월 만에 수치가 하락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3367건으로 8월(3860건)보다 493건 감소했다.
10월 거래량은 현재까지 1923건인데, 신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해도 9월 매매량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양천구 신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호가를 높게 부른 매도자들이 가격 조정을 꺼리지만 매수자는 시세보다 수천만원이 싼 급매물 위주로 찾고 있어서 좀처럼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크게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값이 올해 반등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2021년 전고점 가격에 근접한 사례가 나오면서 추격 매수가 어려워졌다”며“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대출이 줄고, 시중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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