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 검사는 탄핵안, 김건희 수사 검사는 얼굴 깐 야당
이재명 대표 수사 검사 등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검사의 얼굴을 공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12일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로 김건희 여사를 대한민국의 치외법권으로 만든 주역이 친윤(親尹·친윤석열) 사단 김영철 검사”라며 김영철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영철 과장은 지난해 7월부터 1년여 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제2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총괄했다. 대책위는 이날 입장문에서 “김 과장이 이끌었던 반부패수사2부는 그동안 검찰인지 변호인인지 헷갈릴 정도로 김건희 여사에 대한 ‘무죄 릴레이’를 펼쳐왔다”며 “지난 3월 코바나콘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아크로비스타 뇌물성 전세권 설정 의혹,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저가 매수(뇌물수수) 의혹도 모조리 무혐의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그러면서 “김 과장은 2011년 윤석열 대통령(당시 대검중앙수사1과장)과 함께 대검 중수부에 근무한 이후 대검에서 3번, 서울중앙지검에서 8번 근무하는 등 ‘귀족검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인사로 챙겨주면 무죄로 보은하면서 무엇보다 공정하게 집행해야 할 인사권과 검찰권을 남용한 것 아닌지 강력히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진행될 김건희 특검을 통해 김 과장 사례 같은 편파·봐주기 수사의 실체에 대해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가 갑자기 김 과장의 얼굴을 공개하면서까지 공개 비판에 나선 건 입장문서 스스로 밝혔듯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강행에 앞서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사상 초유의 이재명 대표 수사검사 탄핵에 이어 ‘김건희 특검법’ 강행처리로 이어질 노골적인 반(反) 검찰 행보의 일환이라는 뜻이다.
민주당이 주도해 지난 4월 27일 국회 본회의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법제사법위원회 180일, 본회의 60일 등 최장 240일의 심사 기간을 거쳐 내달 22일 이후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조정식 당 사무총장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국회의장에 요청해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며 “본회의 자동 상정 이후엔 바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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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12월은 검찰을 향한 민주당의 포구가 집중적으로 불을 뿜는 기간이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이재명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고발사주 의혹’의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을 겨냥해 발의했던 검사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의 ‘기습 필리버스터 취소’ 작전에 말려들어 거둬들였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가 이틀 연속으로 열리는 이달 30일 탄핵안을 재차 발의한 뒤, 24시간이 지난 내달 1일 이를 표결에 부쳐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후 12월 말 이후는 총선을 겨냥한 '김건희 특검 정국'으로 몰아가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예산 국회(11월)가 끝나고 나면 최대 이슈는 김건희 특검법이 될 것이고, 우리는 이제부터 예열을 시켜가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 가운데 둘 다 받아들이거나, 둘 다 거부하거나, 어느 하나만 받아들이더라도 그 결과가 총선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조차 이런 반 검찰 드라이브에 대한 우려가 쏟아진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검사 탄핵 때도 당내 반대 의견이 많았는데 (강경파가) 하도 ‘검사들을 제동 걸어야 된다’고 해 그냥 넘어가 줬다”며 “총선을 앞두고 검사 개개인을 상대로 계속 힘자랑을 하는 건 자칫 권력 남용으로 비칠 수 있어 정무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검사 탄핵을 강조할수록 민생집중·예산투쟁·입법성과라는 우리 당의 기본 방침 자체가 불신받고, 대검찰 투쟁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교통정리를 해줘야 하는 이재명 대표가 관망하고 있으니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격하게 반발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과연 해당(이정섭) 검사가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탄핵소추의 대상이 됐을지 의문”이라며 “방탄 국회의 오명을 벗기도 전에 방탄 탄핵까지 밀어붙이는 민주당의 오만함에 민심의 심판의 날은 머지않았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이 검사들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대해 “이제 민주당에 탄핵소추는 화나면 마구 던지는 ‘돌팔매’가 됐다. 민생과 예산마저 내팽개치고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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