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수원삼성, ‘수퍼 루키’ 김주찬이 구했다…수원 더비서 3-2승

송지훈 2023. 11. 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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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와의 올 시즌 마지막 수원 더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수원삼성의 3-2 승리를 이끈 수퍼 루키 김주찬. 사진 프로축구연맹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길게 울리자 북측 스탠드를 가득 채운 2000여 수원삼성 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그라운드의 선수들도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주먹을 불끈 쥐며 감격의 승리를 자축했다.

프로축구 수원삼성이 지역 라이벌 수원FC와의 ‘수원 더비’서 승리를 거두며 값진 승점 3점을 거머쥐었다.

수원삼성은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 3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15분 일본인 미드필더 카즈키의 퇴장으로 발생한 수적 열세를 딛고 세 골을 몰아쳐 두 골을 만회한 홈팀 수원FC를 3-2로 꺾었다.

올 시즌 7승(8무21패)째를 거두며 승점 29점을 기록한 수원삼성은 최하위(12위)를 벗어나지 못 했지만, 11위 강원FC(30점)과의 격차를 1점으로 좁히며 탈꼴찌의 희망을 되살렸다. K리그1은 최하위는 자동으로 2부리그(K리그2)로 강등되고 10위와 11위는 K리그2 상위권 구단과 각각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수원삼성은 올 시즌 2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자동 강등을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지킨 셈이 됐다.

수원FC와의 올 시즌 마지막 수원 더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수원삼성의 3-2 승리를 이끈 수퍼 루키 김주찬. 사진 프로축구연맹

홈팀 수원FC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시즌 승점 32점으로 수원 더비에서 승리할 경우 탈꼴찌 싸움에서 멀찌감치 벗어날 수 있었지만, 패배와 함께 제자리걸음을 했다. 수원FC는 최하위 수원삼성과 차이가 승점 3점에 불과해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여차하면 다이렉트 강등을 걱정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벼랑 끝에 선 수원삼성의 출발은 위태로웠다. 2000석의 원정 응원석이 2분 만에 매진되는 등 팬들의 성원이 뜨거웠지만 경기 초반 퇴장 변수가 발생했다. 수원FC 김도윤과 감정 싸움을 벌이다 화를 참지 못해 팔로 강하게 밀친 게 VAR(비디오 판독)을 거쳐 레드카드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한 명이 모자란 상황에서 선제 실점까지 허용했다. 전반 30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수원FC 수비수 우노 고메스에게 헤딩 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수원삼성은 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뽑아내며 불리한 스코어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코너킥 찬스에서 상대 골키퍼 박배종이 펀칭한 볼이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흐르자 공격수 아코스티가 뛰어들며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후반에는 양 팀이 도합 3골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수원삼성이 후반 8분 안병준의 추가골로 2-1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15분 수원FC 김현이 만회골을 터뜨려 다시 승부가 2-2로 균형을 맞췄다.

수원FC와의 올 시즌 마지막 수원 더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수원삼성의 3-2 승리를 이끈 수퍼 루키 김주찬. 사진 프로축구연맹

승부의 추는 후반 33분에 수원삼성 쪽으로 기울어졌다. 장신 공격수 뮬리치가 패스한 볼을 신인 공격수 김주찬이 쇄도하며 받은 뒤 곧장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연결해 골 망을 흔들었다.

김주찬은 염기훈 감독대행의 ‘복덩이’다. 지난달 8일 염기훈 감독대행의 사령탑 데뷔승(포항전 1-0)을 이끈 데이어 팀의 명운이 걸린 수원 더비에서 또 한 번 결승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지난 시즌 오현규(셀틱)처럼 고비마다 득점포를 터뜨리며 차곡차곡 쌓아올린 시즌 득점이 어느덧 5골에 이른다.

경기 후 김주찬은 “감독님을 비롯해 팀 동료선수들 모두가 ‘자신 있게 하라’며 격려해준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대행은 “꼭 필요한 승리였다.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들이 승리를 이끌어냈다”면서 “오늘은 내가 한 게 없다. 선수들이 모든 걸 해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한편 인천전용구장에서는 4위 전북현대와 5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한 골씩 주고받은 끝에 1-1로 비겼다. 인천이 후반 15분 김도혁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7분 뒤 전북의 박재용이 만회 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북은 승점 54점, 인천은 53점으로 한 점 차 간격을 유지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포항이 FA컵 우승컵을 거머쥐며 올 시즌 K리그1 4위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설 수 있다. 아시아 무대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두 팀의 경쟁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수원=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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