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혀진 잠실역 스파이더맨...노숙인 싸움, 웃음판 만든 그의 정체

김지혜 2023. 11. 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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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시민이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 나타나 역무원에게 위협을 가하는 노숙인을 제지하고 있다. 사진 X 캡처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시민이 역무원을 향해 폭행 위협을 가하는 노숙인을 제지한 뒤 사라졌다는 목격담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다.

지난 11일 오후 엑스(X·옛 트위터)에는 "나 스파이더맨 봤어. 뭐야? 노숙자랑 행인 싸우는데 말리고 있어. 스파이더맨인 거야?"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12일 오후 1시 기준 300만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공개된 사진과 목격담에 따르면 11일 오후 9시 10분쯤 신발을 신지 않은 한 노숙인은 주먹을 휘두르며 역무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위협하고 있었다. 이때 스파이더맨이 갑자기 나타나 노숙인의 팔을 누르며 갈등을 중재했다고 한다.

스파이더맨이 자기 손을 잡고 놓지 않자 노숙인은 "이거 놓으라"고 소리쳤고, 스파이더맨은 "진정하시라"며 그를 말렸다.

노숙인 위협 제지하는 '스파이더맨' 시민. 사진 X 캡처

당시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스파이더맨이 노숙인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그의 양손을 잡은 채 덩실덩실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이 연출돼 시민들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역무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역사 안에 누워 잠자던 이 노숙인을 강제 퇴거시켰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에 "노숙인의 퇴거 조치가 마무리된 뒤 스파이더맨은 말없이 사라졌다"며 "이 시민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자신이 '스파이더맨'이라고 밝힌 엑스 이용자는 "할아버지가 지하철 관계자랑 싸우다가 폭행하려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경찰이 오기까지 1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말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주말에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아이들이 많이 오는 잠실에 자주 가 사진을 찍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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