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비보 “당뇨·비만 치료의 게임 체인저에 도전”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3. 11. 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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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성 소화 장애 연구 대가 노승일 대표 “항당뇨성 마이크로RNA로 완치 도전”
알엑스바이오와 손잡고 비임상 시험 중···“쥐에서 우수한 효능 확인하고 개·고양이 검증 중”
노승일 로스비보 대표.
지난 11월 8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당뇨병 환자 대상 혈당 강하 복부 주사제인 몬자로(Mounjaro·성분명 티르제파티드)를 비만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일라이일리는 젭바운드(Zepbound)라는 상표명을 달아 연말 출시한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역시 당뇨 주사제 ‘오젬픽(Ozempic)’을 비만 치료용으로 출시한 약이다. 위고비는 지난 2021년 장기 체중 조절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이번 FDA 사용 승인으로 일라이일리와 노보노디스크 간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의 서막이 올렸다. 두 공룡이 비만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 당뇨·비만 치료제 연구가 끊이지 않는다. 미국 네바다주립대 의대 교수인 노승일 로스비보 대표도 당뇨·비만 치료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노승일 대표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새크라멘토캠퍼스(CSUS)에서 생명과학 석사, 네바다주립대 리노캠퍼스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네바다주립대 의대에서 세포생리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자체 개발한 물질을 인간에 적용시키기에 앞서 동물에 접목시키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서 당뇨와 비만 치료 효과를 확인한 뒤 인간 치료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어떻게 당뇨 연구에 뛰어들게 됐나.

A. 20년간 당뇨성 소화 장애를 연구해왔다.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네이처 리뷰(Nature Reviews)’ 등 학술지에 7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특허도 6개가 있다. 위장 장애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위장 장애와 당뇨병이 같이 오는 사례를 알게 됐다. 그리고 그 핵심 요인으로 ‘항당뇨성 마이크로리보핵산(마이크로RNA)’을 발견했다.

동물 시험에서 이 마이크로RNA가 부족하면 당뇨와 위장장애를 유발 시키고 이 마이크로RNA를 합성하여 주사해주면 당뇨와 위장장애 뿐만이 아니라 비만과 지방간도 수 개월동안 장기간 치료가 된다.

이 연구를 토대로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21년 미국 네바다주에 로스비보를 설립했다. 몇몇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 항당뇨성 마이크로RNA에 관심을 갖고 있다.

Q. 어떻게 효과가 나타나는지 설명해달라.

A. 인간 몸은 디옥시리보핵산(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통해 전달해 필요한 단백질을 만든다. 이때 마이크로RNA는 mRNA와 결합해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 생성을 중단시키는 “Off 스위치”기능으로 단백질 생산량을 직접 조절한다.

당뇨병의 가장 큰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 증가 (2형 당뇨병), 췌장 베타세포의 사멸 또는 기능 상실 (1형 당뇨병)이다. 베타세포는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만든다. 서구화된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이와 노화로 인해 혈당이 증가하면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 분비량도 늘어난다. 늘어난 인슐린은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하여 혈당을 더욱 올려 주어 인슐린을 다시 올려주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에 무리가 가게 되고, 베타세포의 기능 상실 등으로 이어진다. 베타세포는 한 번 퇴화해 사멸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당뇨병 완치가 힘들다. 기존 치료제는 당을 일시적으로 낮춰 당뇨병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한 번 진행된 병의 완치는 불가능하다.

Q. 항당뇨성 마이크로RNA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A. 우리 몸 속의 항당뇨성 마이크로RNA는 자연적인 치유력으로 베타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로스비보는 항당뇨성 마이크로RNA 기반 두 개의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RSVI-301과 RSVI-302)을 발견하여 개발 중이다. RSVI-301은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키므로 2형 당뇨병 치료제로 RSVI-302는 인슐린을 증가시키므로 1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RSVI-301은 지방세포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어 준다. RSVI-302는 당뇨병을 유발하는 유전자인 ‘KLF11’ 단백질 생성을 억제한다. KLF11은 세포 성장을 막고 세포자살을 유도 하는데 RSVI-302는KLF11을 억제해 베타세포 사멸을 막고 재생을 촉진시켜 1형 당뇨병을 치료한다. 로스비보는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와 당뇨,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물질이전계약(MTA)을 맺기도 했다.

Q. 기존 당뇨병 치료제와 다른 점은 뭔가.

A. 기존 치료제는 소화기관의 당분 소화 흡수를 막거나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메스꺼움, 구토, 복통, 위마비, 변비, 설사 같은 여러가지 소화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RSVI-301과 RSVI-302는 쥐 실험에서 두번의 주사로 식이와 관계없이 고지방 고당분을 섭취하며 혈당을 효과적으로 수개월간 낮춘다. 또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줄여 지방세포 기능을 회복시키고 복부 지방을 줄여 40%까지 몸무게를 낮춰준다. 지방간의 지방을 줄여주고 간염증을 감소시키며 간섬유화를 줄여주어 지방간을 회복 시키는 효과도 확인했다.

이 항당뇨성 마이크로RNA는 우리 몸 속의 여러 기관에서 건강을 유지시키는 꼭 필요한 유전자로 당뇨병이나 비만환자에게 결핍된 이 마이크로RNA를 다시 넣어주어 각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기때문에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기존 당뇨병 치료제는 일시적으로 당뇨의 증상인 혈당만 낮추지면 RSVI-301과 RSVI-302는 동물 실험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춘다. 이를 통해 베타세포의 기능을 회복시켜 당뇨병 원인을 치료해준다.

Q. 동물에 먼저 실험을 진행 중이다.

A. 국내 기업인 알엑스바이오와 손잡고 당뇨 치료를 위한 동물 임상을 진행 중이다. 성과가 좋다. 쥐(Mouse)를 대상으로 ‘고지방 고당분 식이(HFHSD)’의 제2형 당뇨병 유도 실험을 시행한 결과, RSVI-301를 1회 투여로 6주간 정상 혈당 수치가 유지됐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성과가 났다.

한국 코아스템켐온의 인슐린 의존성 1형 당뇨병 실험에서, ‘스트랩토조토신(STZ)’으로 당뇨병이 유도된 쥐(Rat)가 RSVI-302 를 1회 투여로 8주간 정상 혈당 수치가 유지됐다. 이 항뇨성 마이크로RNA를 주사한 당뇨 쥐에서 베타세포 재생이 관찰되고, 인슐린 분비량이 늘어난 것이다. 현재 1형 당뇨 비글견에서 RSVI-302 의 효과를 확인하는 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쥐(Rat) 1형 당뇨모델에서 RSVI-302 의 우수한 효과를 확인 했기 때문에 1형 당뇨 비글견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된다.

Q. 향후 반려동물 비만 치료제로 이어지는가.

A. 가능하다. 위고비나 마운자로처럼 당뇨치료제가 비만치료제로도 사용된다. RSVI-301은 당뇨와 비만에 모두 효과가 우수하다. 일단 당뇨성 비만에서 먼저 RSVI-301의 효능을 확인해 볼 생각이다. 개와 고양이는 당뇨병 유발이 조금 다르다. 개는 선천적으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이다. 반면 고양이는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여 생기는 비만성 당뇨인 2형이 주류다. 그래서 비만성 당뇨 고양이에서 RSVI-301의 효능을 확인할 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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