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오지 않을까요"…'국제대회 타율 0.410' 김혜성, 도쿄돔서 가치 증명할까 [APBC]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또 한번 존재감을 드러낼까.

김혜성은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 출전한다. 2020 도쿄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이번이 네 번째 국제대회 출전으로, 김혜성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주장 역할을 맡게 됐다.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대표팀 소집 훈련 1일차 일정을 앞두고 "리더십도 있고, 아시안게임 때도 선수들끼리 모여 함께 '으쌰으쌰'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잘했다.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인 만큼 한 번 더 (주장직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2021시즌 후반기 임시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끌었지만, 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찬 건 아시안게임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대표팀 소집 훈련부터 대만과의 결승전까지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을 이끌었고, 팀이 대회 4연패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혜성은 이날 훈련 중에도 대표팀 동료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아시안게임 때 함께했던 선수들은 물론이고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까지 챙겼다.

소속팀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다가 APBC 대표팀에 합류한 김혜성은 "다행히 주장을 해봤고, 또 아시안게임이 끝난 지 얼마 안 지났기 때문에 큰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며 "좋은 기억 때문에 한번 더 내게 주장직을 맡기신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그냥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보니까 응원이나 격려를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국제대회 때마다 활약을 선보였다. 2020 도쿄 올림픽부터 올해 아시안게임까지 김혜성의 국제대회 통산 성적은 15경기 39타수 16안타 타율 0.410 4타점. 도쿄 올림픽만 놓고 보면 13경기 8타수 타율 0.615 1타점 OPS 1.250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그만큼 팀 안팎에서 김혜성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또한 확실한 동기부여도 있다. 2024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설 수 있는 김혜성은 욕심을 낼 법하다. 팀 선배였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빅리그에 진출해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거듭났고, '입단 동기' 이정후는 올겨울 빅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한 2018년부터 김혜성의 성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김혜성은 올 시즌 137경기 556타수 186안타 타율 0.335 7홈럼 57타점 25도루 OPS 0.842로 데뷔 이후 가장 높은 타율과 OPS를 나타냈고, 6년 연속으로 20도루 고지를 밟았다.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김혜성은 "일단 내년에 잘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올 시즌보다 더 잘한다면 좋게 봐주시고, 그런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하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연령 제한이 있는 APBC의 특성상 대체로 선수들의 나이가 어린 편이다. 하지만 리그에서 잠재력을 나타낸 젊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대표팀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상대인 일본의 경우 타구치 카즈토, 스미다 치히로 등 까다로운 투수가 포진돼 있다.

다르게 보자면, 이번 대회는 수준급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다. 김혜성은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이 강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고, 응원해 주신 분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전 2루수에 주장까지 소화해야 하는 그가 자신의 네 번째 국제대회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김혜성 2020 도쿄 올림픽~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제대회별 성적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 6경기 13타수 8안타 타율 0.615 1타점 OPS 1.250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경기 2타수 1안타 타율 0.500 3타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올해 개최) 6경기 24타수 7안타 타율 0.292 3타점 OPS 0.870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B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