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으로 술 만들기, 어렵지 않네... 핵심은 '냉장고'
[매거진G]
▲ 우리 술을 좋아하는 회원들로 구성·활동 중인 명가명주에서는 옛 문헌에 근거한 가양주를 연구하고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 명가명주 |
직접 만들고 맛보며 우리 술의 진짜 매력을 발견해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전통주 연구회 '명가명주(대표 이상미)'다.
우리 술을 좋아하는 회원들로 구성·활동 중인 명가명주에서는 옛 문헌에 근거한 가양주를 연구하고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유기농 쌀과 누룩을 사용한 기본 술에 자연과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다채로운 재료를 첨가해 명가명주만의 스타일로 빚어낸 술이 탄생한다. 전통적 기법에 현대적인 요소를 가해 조화를 이루게 함으로써 더 폭넓은 연령층에게 우리 술의 우수한 맛을 알리고자 함이다.
명가명주 동아리를 이끄는 이상미 대표는 산내들 전통주아카데미 2년 과정과 전통발효아카데미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전국에서 전통주 전문 강의자로 활동 중이다. 이상미 대표는 "코로나 기간 중 개인의 취향을 녹여낸 취미 '혼술'이 눈에 띄게 퍼지고, 유튜브 콘텐츠 등의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집에서 만드는 술 레시피를 접하는 것이 쉬워졌다"며 "여기에 나만의 것을 만드는 데 관심이 큰 MZ세대 등의 호기심과 술 만들기 도전욕구가 커지며 술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하나의 트렌디한 문화처럼 자리잡았다"고 말한다.
이에 명가명주에서 단양주 기법으로 만드는 '커피 막걸리'와 조선시대 궁중에서 만들었던 이양주 기법의 '향온주' 레시피를 소개했다. 쉽고 간단하면서 특색 있는 우리 술을 직접 만들며 전통주와 더 가까워지는 기회를 가져보는건 어떨까.
▲ 양주 기법으로 만드는 '커피 막걸리' |
ⓒ 명가명주 |
커피 없이 못 산다는 현대인을 위한 술이다. 막걸리에 아메리카노를 블렌딩해 발효시켜 만드는 커피막걸리는 원두에 따라 다채로운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카페인은 부담스럽지만 커피 향을 즐기고 싶다면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추천! 커피를 머금은 듯 삼킨 뒤에도 입과 목에서 잔향이 오래 남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 커피와 술의 이색 조합에 젊은 층에 반응이 좋다. 도수는 14도쯤 된다.
[준비물]
아메리카노 200ml, 생 찹쌀 2kg, 소율곡(누룩) 200g, 물 2L, 소독된 용기 5L(페트 또는 항아리), 면보, 두꺼운 고무줄, 삼베주머니(채주용)
1. 찹쌀을 깨끗하게 씻어 5시간 동안 불린 후 압력솥에 된 밥을 짓는다. 물의 양은 평소의 80% 정도로 약간 되직하게 짓는다.
[만드는 법]
2. 찹쌀밥을 펼쳐서 차갑게(20~25) 식혀준 후 식힌 찹쌀밥에 물, 커피, 소율곡을 넣어 반죽하듯이 20분간 치대 준다.
3. 잘 치댄 것을 용기에 옮겨 담고 면보를 덮어 고무줄로 꼼꼼하게 마감해 준다.
4. 집에서 따뜻한 곳(25~28도, 냉장고 옆처럼 열기가 있는 곳)으로 옮기고 두꺼운 이불로 보쌈해 48~72시간 정도 발효시켜준다.
5. 발효되며 내용물이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으면 이불을 벗기고 햇볕이 들지 않는 가장 시원한 곳(뒷베란다 등)으로 옮겨 약 20일간 그대로 둔다.
6. 맑은 물이 뜨기 시작하면 삼베주머니로 채주(술을 걸러줌)한 후 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TIP) 드립 커피를 내리고 나온 젖은 커피 찌꺼기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단, 말려서 다시 사용하면 물양 조절이 어려우니 젖은 상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 조선시대 궁중에서 만들었던 이양주 기법의 '향온주' |
ⓒ 명가명주 |
고문헌에 임금이 즐겨 마시던 술로 등장하는 향온주는 여느 술과 달리 독특한 향과 맛을 자랑한다. 밀에 녹두를 섞어 만든 향온곡(누룩)으로 빚는데 다른 첨가물 없이도 꽃향과 과일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향기를 많이 갖고 있다 하여 향온주라고 하며 눈을 감고 한 모금 마시면 온 세상이 향긋해진다. 맑은 술과 막걸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레시피대로 제작 시 도수는 16도쯤.
[준비물]
즉석밥(300g) 1개, 물 2L, 향온곡(누룩) 300g, 생 찹쌀 2kg, 소독된 용기 5L(페트 또는 항아리), 면보, 두꺼운 고무줄, 삼베주머니(채주용)
[만드는 법]
1. 300g 용량의 즉석밥을 데운 후 펼쳐서 차갑다고 느껴질 때(20~25도)까지 식혀준다. 넓은 대야에 식힌 밥에 물과 누룩을 부어서 물이 밥에 흡수되게끔 섞어가며 약 20분간 반죽하듯 치대어 준다.
2. 골고루 치댄 것을 용기에 옮겨 담고 면보로 덮어 고무줄로 꼼꼼하게 고정시킨 후 두꺼운 이불로 보쌈하여 48~72시간 정도 발효시간을 갖는다. 이것은 씨앗술이 된다. 집에서는 냉장고 옆처럼 열기가 있는 곳(25~28도) 옆에 두면 좋고 내용물이 발효되며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으면 된다.
3. 찹쌀을 깨끗하게 씻고 물에 담가 5시간 정도 불린 후 압력솥으로 밥을 하고 펼쳐서 식혀준다. 이때 압력솥 물의 양은 평소의 80%로 약간 되직하게 해 준다.
4. 차갑게 식힌 찹쌀밥(3번 과정 결과물)에 발효시킨 씨앗술(2번 과정 결과물)을 넣고 추가로 20분간 치댄 후 다시 용기에 담아서 두꺼운 이불로 보쌈해 따뜻한 곳(냉장고 옆)에서 발효시켜준다.
5. 약 48~72시간 정도 지난 후 이불을 거두고 해가 들지 않고 서늘한 곳으로 옮겨 약 20일간 그대로 둔다.
6. 맑은 물이 뜨기 시작하면 삼베주머니로 채주(술을 걸러줌)한 후 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TIP) 틈틈이 맛을 보며 본인에게 가장 맛있게 느껴질 때 마시면 된다. 한 달 후쯤 마시면 단맛이 더 강한 막걸리로 마실 수 있고 6개월 정도 숙성 시 술을 만든 재료 본연의 맛이 더 잘 느껴진다.
- 사진 및 레시피 제공 : 우리 쌀로 빚는 전통주 연구회 '명가명주'
▲ 우리 쌀로 빚는 전통주 연구회 '명가명주' |
ⓒ 명가명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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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매거진G> 9~10월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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