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VS 장성우, 한국시리즈 안방마님 전쟁
한국시리즈 안방마님 전쟁이 뜨겁다. KT 위즈 장성우와 LG 트윈스 박동원, 두 포수들이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박동원은 대표적인 공격형 포수다. 3년 동안 홈런 60개를 때려냈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로 이적했지만 20홈런을 쳤다. 박동원은 지난 5월에만 홈런 14개를 몰아쳐 홈런왕에 대한 기대까지 키웠다. 하지만 중반 이후엔 체력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필요할 때마다 장타를 터트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박동원의 홈런포는 불을 뿜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투런포를 터트렸고, 3차전에서도 2점 홈런을 쳤다. 두 홈런 모두 한 점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는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4경기 타율은 0.385(13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시즌 막바지 손목이 안 좋았지만,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짓고 쉰 덕분에 컨디션이 올라왔다. 박동원은 "타격감이 괜찮은 것 같다. 시즌 초반만큼은 아니지만 볼을 안 치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 동료들은 3차전에서 박동원이 또다시 홈런을 치자 그의 별명 '참치'를 연호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997년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기 위해 고급시계를 구매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LG가 우승하지 못하면서 구장 내 금고 속에 잠들어 있다. 3승 1패로 앞선 LG가 1승만 추가하면 드디어 시계의 주인공이 탄생한다. 박동원은 현재 오지환과 함께 가장 MVP에 가까운 선수다. MVP를 수상하지 못한 선수에게 1000만원을 주겠다고 한 '염경엽 감독 선정 MVP'도 노릴 수 있다.
KT 포수 장성우도 이번 가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타율 0.273(33타수 9안타), 1홈런 5타점 5득점을 올렸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1-2로 뒤진 4회 초 귀중한 동점 적시타를 때려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2차전 1회에도 2타점 2루타를 때려 LG 선발투수 최원태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장성우는 투수를 이끄는 능력이 탁월하다. 투수 출신 이강철 KT 감독도 전적으로 장성우를 믿고, 볼배합과 경기 운영 등을 맡기고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을 결정할 때도 장성우의 의견을 물었다.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경험도 있다.
장성우의 정규시즌 도루 저지율(0.199)은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선 다른 모습이다. 도루 1위 LG 주자들의 발을 묶었다. LG는 3차전까지 도루를 하나도 하지 못했다. 4차전에선 2개를 성공시켰으나 성공률은 33%에 그치고 있다. 장성우는 상대가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피치아웃을 해서 무력화시켰다.
이강철 감독도 "LG의 장점인 기동력을 장성우가 잘 억제하고 있다. 중요한 순간 장성우가 도루 저지해주며 상대의 움직임이 줄었다. 정규시즌 때도 투수가 타이밍을 뺏겨 던질 찬스가 안 된 경우를 제외하면 항상 승부가 됐다"며 칭찬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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