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선 말 못해요"…학부모 불만이 만든 '화장실 간식시간'

김홍범 2023. 11. 12. 11: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일 중국 간쑤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는 중국의 초등학생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신화=연합뉴스

학부모 불만 제기에 지친 중국의 초등학교들이 학생의 쉬는 시간 활동을 금지하면서 화장실이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쉬는 시간 학생들이 야외나 복도에서 노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중국 전역의 초등학교들이 늘고 있다. 쉬는 시간에 가장 조용한 학급이 더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하는 등의 정책도 도입됐다.

이런 현상은 쉬는 시간 아이들이 뛰어놀며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해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나타났다. 중국 동부 산둥성의 교사 A씨는 “쉬는 시간에 발생하는 사고가 자주 학부모들의 불만 제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유일하게 외출이 허락된 화장실에서 사회적 교류를 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학생들은 화장실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간식도 나눠 먹는다고 한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최근 아들로부터 “교실에선 말을 할 수 없어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에서 간식도 먹고 게임도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모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추가 규제까지 나선 상황이다.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도 교실로 돌아가지 않는 학생을 제재하는 ‘화장실 관리자’라는 학생 직책까지 만들면서다.

SCMP는 “화장실에 가는 것이 학생들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됐다”며 “비인간적인 규칙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