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생활습관으로 생기는 구강암…초기 치료 중요한 이유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운다면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과 비교해 약 10배가 높다. 만약 담배에 음주까지 동반한다면 발생률은 더욱 높아진다. 평소 자신의 생활 습관이 구강암을 유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구강암은 입천장부터 잇몸, 볼 점막, 혀, 혀 밑바닥, 어금니 뒷부분, 턱뼈 혹은 입술, 구인두(혀의 후방부), 목과 연결되는 부위 등 입 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악성종양이다. 이 중에서도 혀와 상악 및 하악을 포함한 잇몸, 볼 점막 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지난해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구강암은 4064건으로 전체 암 발생 중 1.6%를 차지했다.
구강암은 특정 부위에 생겨 없어지지 않고 계속 커지는 특징이 있다.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흡연, 씹는 담배, 음주, 식습관과 영양 결핍 등이 영향을 미치고,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한다면 발생률은 약 15배 높아진다. 구강 위생이 불량하거나 의치로 인한 지속적인 자극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매독, 구강의 점막화 섬유화증도 구강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 구강암 남녀 발생 비율이 2.7:1로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여성 흡연 및 음주 인구의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은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구강암은 초기 발견 치료가 가장 중요한 만큼 의심 증상을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구강 내 백색을 띠는 백반증이나 붉은 반점, 구내염과 같은 염증성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혹은 병변의 범위가 넓거나 출혈, 통증이 지속된다면 조직 검사 등의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강암이 진행되면 주로 턱 아래의 림프절로 암이 전이되기 때문에 목에 혹이 만져질 수 있다. 따라서 목 부위에 종괴가 느껴지거나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 통증을 느낀다면 전문가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구강암은 구내염이나 치주 질환과 유사하므로 초기 발견이 간과될 수 있고 목의 림프절 등으로 전이가 잘 되는 위험한 암인 만큼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구강암이 맨눈으로 잘 보인다면 이비인후과 내시경 검사를 하지 않아도 확인이 가능하다. 병변이 진행돼 편도나 혀뿌리 쪽으로 진행되면 이비인후과 내시경과 영상 검사 결과를 복합적으로 판단해 병변을 확인한다.
구강암의 진단을 위해서는 입 안의 병변으로 의심되는 부위를 국소마취 상태에서 조금 떼어내 현미경으로 진단하는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3주 이상 아물지 않는 구강 내 병변, 특히 크기가 크거나 통증 및 출혈이 동반되는 병변은 반드시 조직 검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병변의 정확한 침윤 범위와 림프절이나 폐 등 전신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컴퓨터 단층 촬영 검사(CT), 자기 공명 영상(MRI),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등을 사용한다.
구강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특히 흡연으로 인한 암은 식도와 폐 등을 포함한 다른 기관에도 전이나 중복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위내시경 검사나 추가적인 영상 검사도 필요하다.
구강암의 치료 병기, 연령, 전신 상태, 결손 범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적 치료가 우선 고려된다. 일반적으로 조기 구강암은 완치율이 약 80% 정도로 높다. 하지만 진행된 상태에서는 30%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구강암은 구강 내로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고 결손 부위가 크지 않아 추가적인 재건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행된 구강암의 경우에는 고려할 부분이 많다. 보통 수술 단독 치료가 아닌 수술 후 방사선 치료 혹은 항암 방사선 치료가 함께 이뤄진다. 구강암이 진행되면 구강 내 다른 부위 혹은 구강 주위 구조를 침범해 수술로 제거하는 부위가 광범위해질 수 있다.
구강 내 구조는 먹고 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수술에 따른 이차적 기능 소실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턱뼈 등의 얼굴 뼈를 함께 제거해야 한다면 이는 얼굴 모양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적절한 재건이 필수적이다. 구강암 수술 후 재건은 팔, 다리, 등, 배 등 다양한 부위에서 필요한 피부, 근육, 골조직 등을 구강 내 필요한 부위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디지털 프로그램과 3D 프린팅 기술을 연동해 환자의 제거된 턱뼈, 얼굴 뼈, 치아 등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으로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 개선을 돕고 있다.
정은재 교수는 "생활 습관이 구강암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 결과는 개인의 생활개선을 통해 구강암을 예방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구강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 음주 조절, 방사선 또는 자외선 차단 등이 필요하다. 많은 연구가 과일과 녹황색 채소, 비타민 A·C·E 등의 섭취가 구강암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도 밝히고 있다. 뜨겁거나 딱딱한 음식도 구강 내 자극이 가해질 수 있고,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오래 사용해 날카로워진 구강 내 보철물의 지속적인 손상, 구강 점막 부위에서 발생한 상처가 구강암으로 전환되는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어 이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과 개선도 필요하다.
정 교수는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 구강암은 초기 암과 이미 진행된 암의 치료 방법 및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며 "초기 암은 치료가 간단하고 완치율이 높으며 후유증을 남기지 않지만 진행된 암은 치료가 복잡하며 완치율도 낮고 다양한 기능 저하가 동반되어 삶의 질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구강암의 조기 발견 및 예방을 위해 평소 입안의 청결에 신경을 쓰면서 흡연, 과도한 음주, 구강 내 만성자극을 피하고 의심 병변이 발생한 경우 빠르게 전문가의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행된 암의 경우라도 빠르게 발전하는 의학 기술을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완치가 가능하도록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실망하지 마시고 저희와 함께 극복하자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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