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77일 만의 LG KS 선발승…'4년차 좌완 영건'이 그 힘든 걸 해냈습니다 [KS4]

유준상 기자 2023. 11. 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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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의 힘으로 2경기를 가져온 LG 트윈스에게 필요했던 건 선발투수의 호투였다.

이후 21년간 그 어떤 LG 투수도 한국시리즈 선발승을 차지하지 못하다가 김윤식이 LG 소속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선발승을 기록하게 됐다.

경기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선발승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윤식은 "아직 실감이 나진 않는데, 그래도 (LG 투수의 한국시리즈 선발승이) 오래됐다는 것만 알고 있다. (2002년 당시) 3살이었다. (5차전 이후에는)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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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타선의 힘으로 2경기를 가져온 LG 트윈스에게 필요했던 건 선발투수의 호투였다. 그리고 '4년 차 좌완 영건' 김윤식이 이번 시리즈에서 첫 선발승의 주인공이 됐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의 4차전에서 15-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은 3승1패가 됐고, LG는 남은 시리즈에서 1승만 추가하면 1990년, 1994년 이후 구단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게 된다.

앞선 세 경기를 놓고 보면 어느 한 경기도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두 1점 차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두 팀 모두 필승조를 쏟아부어야 했다. 이미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KT는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고, 충분히 쉰 LG도 필승조의 과부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엄상백과 김윤식, 4차전 선발 매치업을 놓고 봤을 때 두 팀 모두 상황에 따라서 일찍 불펜을 대기시킬 수도 있었다. 아무래도 외국인 투수나 국내 선발 에이스가 등판할 때보다는 선발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만큼 대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KT 선발 엄상백이 1회초부터 김현수에게 선제 투런포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것과 달리 LG 선발 김윤식은 1회말부터 3회말까지 9타자 연속 범타 처리로 KT 타선을 봉쇄했다. 타순이 한 바퀴 돌 때까지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윤식은 4회말과 5회말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5회초 홍창기의 1타점 적시타와 6회초 문보경의 투런포로 득점 지원까지 받았다. 비록 6회말 2사 2루에서 황재균에게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LG 팬들은 김윤식의 호투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김윤식이 내려간 뒤에도 LG의 불방망이가 뜨겁게 타올랐고, 타선은 7회초와 8회초 각각 7점, 3점을 뽑아내면서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김윤식이 예상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 소모를 아낀 것도 팀 입장에서는 큰 소득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었을 때도 4선발 고민을 안고 있었다. 한국시리즈 직행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불펜 경험이 비교적 풍부한 이정용을 경기 중후반에 기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김윤식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염 감독은 "(김)윤식이가 생각보다 훨씬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선발로서 제 역할을 해줬다"며 "중요한 순간에 선발이 길게 던져줘야 하는 경기였다. 4차전까지 불펜을 소모했다면 남은 경기에서도 위기가 될 수 있었는데, 윤식이가 긴 이닝을 끌어줬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의 최근 한국시리즈 선발승은 2002년 11월 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라벨로 만자니오였다. 7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면서 선발승을 챙긴 바 있다.

이후 21년간 그 어떤 LG 투수도 한국시리즈 선발승을 차지하지 못하다가 김윤식이 LG 소속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선발승을 기록하게 됐다. 무려 7677일 만이다. 국내 투수 선발승으로 범위를 좁혔을 땐 LG가 두 번째 별을 품은 1994년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투수 이상훈 이후 29년 만이다. 10612일이 걸렸다.

정작 선수 본인은 무덤덤했다. 경기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선발승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윤식은 "아직 실감이 나진 않는데, 그래도 (LG 투수의 한국시리즈 선발승이) 오래됐다는 것만 알고 있다. (2002년 당시) 3살이었다. (5차전 이후에는)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김윤식도, LG도 우승이라는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2023 KBO 한국시리즈 경기 일정 및 결과(현재 시리즈 전적 LG 3승 1패)

-1차전: 7일, 서울 잠실야구장(KT 3-2 승리)
-2차전: 8일, 서울 잠실야구장(LG 5-4 승리)
-3차전: 10일, 수원KT위즈파크(LG 8-7 승리)
-4차전: 11일, 수원KT위즈파크(LG 15-4 승리)
-5차전: 1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
-6차전: 1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필요시)
-7차전: 15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필요시)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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