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다이어리]맨해튼서만 34곳 폐쇄...'파산' 위워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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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물가로 악명 높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일할 공간을 찾는 이들에게 '위워크(WEWORK)'는 단연 좋은 선택지였다.
뉴욕 내에서만 무려 47곳의 오피스 빌딩을 확보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은데다, 쾌적한 사무 공간, 예쁜 카페에 온 듯한 휴식 공간, 커피와 물이 무료로 제공되는 공용주방, 프린터 및 복사기를 비롯한 각종 시설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서다.
위워크가 파산신청과 함께 폐쇄를 발표한 미국 내 사무실은 70곳 상당으로 이 가운데 약 절반이 뉴욕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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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물가로 악명 높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일할 공간을 찾는 이들에게 '위워크(WEWORK)'는 단연 좋은 선택지였다. 뉴욕 내에서만 무려 47곳의 오피스 빌딩을 확보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은데다, 쾌적한 사무 공간, 예쁜 카페에 온 듯한 휴식 공간, 커피와 물이 무료로 제공되는 공용주방, 프린터 및 복사기를 비롯한 각종 시설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사람들로 빽빽하게 차 있는 것도 아니다. 때때로 이용자들을 위한 재밌는 이벤트들도 개최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모든 것은 "위워크의 파산이 전혀 놀랍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파산보호 신청 소식이 알려진 이후인 지난 9일(현지시간) 맨해튼 킵스베이 지역의 위워크 사무실에는 약 50명의 사람이 곳곳에 흩어져 일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수지만, 이 사무실이 무려 4층 규모임을 고려할 때 한참 수지에 맞지 않는다. 인근 200m 안에는 위워크 사무실만 무려 3곳이 몰려있다. 그나마도 최근 파산보호 신청 후 뉴욕 내 47개 지점 중 35곳(맨해튼 34곳, 브루클린 1곳)을 폐쇄키로 하며 줄어드는 것이다. 이 정도면 과거 사무실 확장 과정에서 위워크가 수요와 공급 전망을 따졌는지조차 의문스러울 정도다.
맨해튼 노메드 지역의 또 다른 위워크 사무실 역시 거의 비어있었다. 커뮤니티 데스크에 근무 중인 직원은 "모든 게 평소처럼 돌아가고 있다"면서 "파산 보도가 나왔을 때부터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데, 이 빌딩은 괜찮다. 리파이낸싱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칫 파산 여파로 회원들이 무더기로 이탈할까 다독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던 30대 직장인 헤일리씨는 "파산 소식이 놀랍지 않다"면서 "솔직히 이용자로서는 맨해튼 곳곳에 위워크가 있고, 시설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아 편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운영지속성이 있긴 할까 늘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2010년 맨해튼의 한 건물에서 시작된 위워크는 10년도 채 안 돼 전 세계 120여개 도시에 800개 이상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공유서비스업체로 성장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해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매출이 늘 때마다 임대료, 시설운영비 등 고정비용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원가구조 탓이다. 한때 470억달러(약 62조원)의 가치를 인정받던 이 기업은 결국 지난 6일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해야만 했다.
혁신 기술기업을 표방하며 빠르게 덩치를 키웠으나, 실상 위워크의 본질은 경기와 금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부동산 재임대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며 사업모델은 직격탄을 맞았고,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도 각종 비용부담을 끌어올렸다. 그나마 임대료 조정만이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방안이지만, 치솟은 공실률 등을 고려할 때 이마저도 여의찮다. 여기에 창업자의 부도덕한 경영 역시 위워크 몰락의 계기로 작용했다.
"앞으로 10년은 ‘We’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 세계 업무공간 혁신을 선언했던 위워크는 이제 성장만 쫓은 스타트업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남게 됐다. 그리고 무려 47개 오피스 빌딩이 운영됐던 뉴욕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높은 공실률로 부실 위기에 내몰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위워크발 후폭풍이 덮칠 것이라는 경고음이 쏟아진다. 위워크가 파산신청과 함께 폐쇄를 발표한 미국 내 사무실은 70곳 상당으로 이 가운데 약 절반이 뉴욕에 몰려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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