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1st] 투헬의 마구 뒤섞인 선수기용… 김민재 실수 장면의 전술적 요인은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민재가 실점으로 직결된 패스미스를 한 일차 원인은 본인의 집중력 저하였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제대로 자리를 잡고 역할을 해주는 동료가 하나도 없었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의 교체 용병술이 아쉬운 시간대였다.
1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이 하이덴하임에 4-2로 승리했다. 원래 선두였던 바이엘04레버쿠젠이 아직 11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가운데, 2위였던 바이에른이 일단 1위로 올라섰다.
바이에른 선발 멤버들은 해리 케인이 2골을 넣은 덕분에 앞서갔다. 그리고 후반 16분 교체카드가 잔뜩 쓰였다. 바이에른은 3명을 동시에 바꿨는데 부상 복귀 후 관리가 필요한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 모처럼 선발로 뛴 2선 자원 토마스 뮐러와 세르주 그나브리를 뺐다. 그리고 레프트백 하파엘 게헤이루, 윙어 마티스 텔, 스트라이커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들어갔다.
이후 하이덴하임의 팀 클라인딘스트가 후반 22분, 얀니클라스 베스테가 후반 25분에 연속골을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바이에른은 후반 27분 게헤이루, 40분 추포모팅의 골로 다시 두 골 차를 벌리며 결국 승리했다.
기록지만 보면 교체 투입된 게헤이루와 추포모팅이 골을 넣었기에 성공한 교체처럼 보인다. 하지만 앞선 2실점 역시 교체의 부작용에서 나왔기 때문에 전략이 성공했다고 보긴 힘들었다.
특히 선수 배치가 문제였다. 교체가 적용된 뒤 바이에른은 4-4-2에 가까운 포진이 됐다. 포백은 왼쪽부터 부나 사르, 김민재, 누사이르 마즈라위, 콘라트 라이머였다. 중앙 미드필더는 게헤이루와 알렉한다르 파블로비치였다. 왼쪽은 텔, 오른쪽은 리로이 자네가 맡았고 최전방은 해리 케인과 더불어 추포모팅이 섰다. 케인이 늘 하던 대로 2선까지 자주 내려갔기 때문에 4-2-3-1에 가깝게 작동할 때가 많았다.
희한한 건 포백 조합이었다. 본업이 아닌 곳에 뛰는 선수가 많았다. 원래 사르는 라이트백, 라이머는 수비형 미드필더, 게헤이루는 레프트백이었다. 그러므로 더 편한 자리에 선수들을 배치한다면 포백이 왼쪽부터 게헤이루, 김민재, 마즈라위, 사르가 되고 라이머가 미드필더로 뛰는 모습을 그리는 게 상식적이었다.
선수들의 위치를 복잡하게 꼬아 놓은 의도가 보인다면 쉽게 납득아 됐겠지만, 실제로는 다들 엉망이었다. 게헤이루는 미드필더가 3명일 때 왼쪽에 치우쳐 활동하는 미드필더(메찰라)는 잘 소화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듀오 중 하나로서는 위치선정부터 불안했다. 안 그래도 센터백에 공격형 풀백 마즈라위를 뒀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나머지 위치는 안정감이 필요했는데, 김민재 주위 5명이 모두 어색한 위치에서 뛰는 꼴이었다. 두 번째 실점 상황에서 김민재의 패스를 받는 게헤이루의 움직임이 부족했던 것도 패스미스의 한 원인이었다.
여기에 좌우의 텔과 자네가 4-4-2의 측면 미드필더라기에는 공격적인 선수들이었고, 뮐러가 빠지고 추포모팅이 들어간 것도 중원에서의 점유율 유지 능력을 스스로 깎아먹는 교체였다. 결국 바이에른은 공 소유권과 빌드업 능력이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바이에른은 교체 후 순식간에 2실점했는데 이런 전술적 문제가 근본적 원인이었다. 바이에른이 후방에서의 안정적인 전개보다 롱 패스 위주의 '나 한 번, 너 한 번' 경기운영을 하게 되는 양상이었다. 결국 서로 공격기회를 번갈아 잡는 양상이 됐고 두 팀 모두 이후 멀티골을 넣게 됐다.
바이에른은 2실점과 1득점 이후 그대로 버틸 수는 없다는 듯 파블로비치를 빼고 알폰소 데이비스를 투입했다. 선발로 나서 75분을 소화해 준 유망주 미드필더를 빼고, 이날 체력안배를 위해 벤치에 있던 주전 레프트백을 넣었다. 그러면서 포백은 왼쪽부터 데이비스, 김민재, 마즈라위, 사르 조합이 됐고 라이머가 다시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됐다. 이제는 마즈라위, 게헤이루만 빼고 다들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이때부터 수비가 훨씬 안정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도 투헬 감독이 3명 교체 직후 선수들의 위치를 꼬아놓았던 건 수비력이 부족한 선수를 연달아 배치하기 싫어서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만약 사르를 원래 위치인 라이트백으로 이동시켰다면, 수비에 약점이 있는 마즈라위와 사르가 나란히 배치된다. 상대가 이쪽을 노릴까봐 걱정한 나머지, 수비력에 약점이 있는 선수와 수비력이 좋은 선수를 번갈아 배치해 그나마 구멍을 최소화해보려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비뿐 아니라 빌드업까지 약화시켰다는 점에서 조합의 문제가 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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