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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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베테랑 미드라이너 '샤오후' 리 위안하오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았다.
'샤오후'의 소속팀 WBG는 11일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비리비리 게이밍(BLG)을 3대 2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샤오후'는 7번째로 도전하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대회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됐다.
'샤오후'의 첫 월드 챔피언십 결승 상대는 12일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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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베테랑 미드라이너 ‘샤오후’ 리 위안하오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았다.
‘샤오후’의 소속팀 WBG는 11일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비리비리 게이밍(BLG)을 3대 2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샤오후’는 7번째로 도전하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대회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됐다.
봄에 가장 빛나고 가을에 초라했던 ‘샤오후’의 프로게이머 커리어에서 올해가 가장 이질적이다. 그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을 3회나 우승한 실력자다. 그것도 2번은 미드라이너로, 1번은 탑라이너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가을에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에선 늘 조연 또는 엑스트라에 그쳤다. 2016년 8강, 2017년 4강, 다시 2018년 8강…. 로열 네버 기브업(RNG)이라는 강팀에 속해있으면서도 2019년에는 조별 예선 탈락의 쓴맛까지 봤다.
최근 2년간도 8강에서 조기에 짐을 쌌다. 2021년엔 같은 중국 ‘LoL 프로 리그(LPL)’ 팀인 에드워드 게이밍(EDG)에 한 끗 차이로 져서 탈락했다. 2022년에는 2016~2017년에 자신을 울렸던 ‘페이커’ 이상혁과 T1에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RNG를 떠나 WBG로 이적한 첫해인 2023년, 그의 바이오리듬에도 변화가 생겼다. 봄이면 늘 만개했던 그도 이번엔 새 소속팀과 함께 휘청거렸다. 팀은 LPL 정규 리그를 6위로 마쳤고, 플레이오프에서도 금방 떨어졌다.
하지만 서머 시즌부터 WBG는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같았지만 내부적으로 라커룸 분위기를 비롯한 문제점들을 하나씩 고쳐나갔다. 천신만고 끝에 LPL 지역 4시드로 월드 챔피언십에 합류할 권한을 얻어냈다. ‘샤오후’로선 평소와 반대로 시간이 흐른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이질적인 7번째 도전에서 그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샤오후’는 WBG에서 돋보이는 역할을 맡진 않았다. 하지만 적재적소에서 굳은 일들을 해내고, 동시에 아지르, 신드라, 니코, 제이스 등 메타픽들을 거리낌 없이 골라서 팀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베테랑답게 출시된 지 오래된 챔피언들에 대한 데이터가 풍부한 것은 그가 WBG에 안겨주는 강점이다. 한 코치는 지난해 MSI에서 아리 대 리산드라 구도에 대한 이해도가 이상혁에게 밀리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다는 평가를 ‘샤오후’에게 내렸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샤오후’의 6전7기는 10년간의 도전 끝에 월드 챔피언십 우승까지 다다른 ‘중꺾마’ 신드롬의 주인공 ‘데프트’ 김혁규의 서사와 여러모로 닮아 있다. ‘샤오후’ 또한 꺾이지 않는 마음을 마지막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대회 결승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샤오후’의 첫 월드 챔피언십 결승 상대는 12일 정해진다. 중국의 국가대표 미드라이너이자 그랜드슬램에 도전 중인 ‘나이트’ 줘 딩 또는 T1의 이상혁이 그와 고척스카이돔에서 맞붙게 된다. 봄 동안 잠잠하다가 겨울에 핀 매화는 고척에서 세계적 강자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까.
부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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