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런웨이에 담은 40th 히스토리

손다예 2023. 11. 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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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키노 론칭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거장 스타일리스트 4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창립 디자이너 프랑코 모스키노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각기 다른 시선으로 재해석한 특별한 여정의 런웨이 스토리.
피날레에는 자선 티셔츠를 입은 모델들이 맨발로 걸어 나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각양각색의 ‘기념’이 등장하는 가운데 지난 9월 21일, 모스키노의 론칭 40주년 컬렉션은 런웨이의 쇼적인 요소와 브랜드 아이덴티티, 역사와 아카이브가 가진 의미까지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은 ‘패션쇼’를 선사했다.

자선 티셔츠에 영감을 준 프랑코 모스키노의 작품 ‘Gone with the Wind’.
룩의 모티프가 된 프랑코 모스키노의 ‘Heart of Wool’.
풍성한 드레스 자락을 그린 프랑코 모스키노의 ‘Still Life with Heart’.

지난 시즌 제레미 스콧과 이별한 모스키노는 새로운 디자이너와 함께하기보단 디자이너들의 조력자와도 같은 스타일리스트 4명을 컬렉션 크리에이터로 함께하는 방식을 택했다. 스타일리스트계의 전설과도 같은 칼린 세르프 드 뒤젤(Carlyne Cerf de Dudzeele), 패션계의 다양성을 선도하는 뉴욕 기반의 보그 컨트리뷰팅 에디터 가브리엘라 카레파-존슨(Gabriella Karefa-Johnson), 베이징과 런던을 베이스로 중국 〈T〉 매거진의 부편집장 겸 패션 디렉터로 활동중인 루시아 리우(Lucia Liu) 그리고 영국의 스타일리스트이자 세계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케이티 그랜드(Katie Grand). 좀처럼 한 데 모으기 어려울 것 같은 네 명의 스타일리스트들은 각자 패션계의 커다란 획을 그으며 유니크한 시선과 작업으로 변화와 트렌드를 주도해 온 인물들이다.

프랑코 모스키노가 가장 사랑했던 음악을 배경으로 예측 불허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낸 쇼는 간결한 흰색 무대 위에서 4막의 컬렉션으로 펼쳐졌다. 창립 디자이너의 가치와 철학, 아카이브 디자인 등 그에게서 받은 영감과 모티프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스타일리스트들의 재해석과 스타일 아이디어가 더해져 새로운 룩으로 탄생했다. 지난 시즌까지 10여 년간 모스키노를 이끌었던 제레미 스콧과 오랜 친구이자 동료였던 세르프는 자신의 이름을 딴 ‘세르프 스타일’이라는 트렌드를 만들어낼 정도로 유명하다.

칼린 세르프 드 뒤젤의 클래식한 룩.
가브리엘라 카레파- 존슨이 선보인 에스닉 룩.
모스키노의 유쾌한 로맨티시즘을 재해석한 루시아 리우의 룩.

스티븐 마이젤, 피터 린드버그, 리처드 애버던, 어빙 팬 등 거장 사진가들과의 헙업은 물론 럭셔리 의상과 볼드한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스타일링은 다양한 매거진 커버를 장식하며 그녀를 살아 있는 전설로 만들었다. 그녀의 아이코닉한 스타일링은 이번 모스키노 40주년 컬렉션에서도 결을 같이했다. 모스키노의 클래식함과 깔끔하고 시크한 라인, 그에 반대되는 과장된 우아함에 주목한 세르프는 카키 팬츠와 데님, 화이트 수트, 깔끔하게 재단된 재킷과 청키한 터틀넥 스웨터 등 장식적 요소를 덜어낸 클래식 스타일로 회귀했다. 여기에 볼드한 크리스털 장식의 목걸이와 팔찌, 슈즈, 터번을 닮은 모자로 자신만의 터치를 불어넣어 그녀의 예전 화보를 보는 것 같은 컬렉션을 완성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가브리엘라는 다양한 색상과 질감, 실루엣을 예측 불허로 매치하는 패션적 표현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브리엘라의 모스키노 40주년 컬렉션은 재기 발랄하고 이국적인 신개념 카우보이 스타일로 구성됐다. 카우보이 모자와 매스큘린 룩과 페미닌 룩의 충돌, 패치워크 데님과 레이스, 프린지와 타이다이 수트 등 그동안 보지 못했던 기발한 믹스매치 스타일과 생기 넘치는 컬러의 조화를 감상하고 있으니, 프랑코 모스키노 역시 이 런웨이를 본다면 단번에 매료됐을 듯하다. 다음으로 펼쳐진 루시아 리우의 컬렉션은 완전히 또 다른 룩으로 참석자의 감탄을 자아냈다.

모스키노의 지난 40년 역사를 기념한 바이올린 독주.
자유와 관용,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케이티 그랜드의 블랙 & 화이트 룩.
로맨티시즘을 가득 머금고 모스키노식의 여성스러움이 폭발하는 스타일을 보여준 루시 리우는 러플과 커다란 리본 장식, 부드러운 시폰과 깃털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그레이 재킷과 베스트는 봉긋한 어깨와 여성스러운 실루엣으로 재해석됐고, 활짝 피어난 꽃이 연상되는 입체적인 아플리케 장식과 하트 장식은 꿈결같은 드레스에 화룡점정이 됐다. 슈퍼모델 제시카 스탬이 입고 등장한 루시아의 열 번째 룩은 핑크 리본 드레스. 과감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모스키노식 로맨티시즘을 보여줬다.
이번 컬렉션에 영감을 준 모스키노의 아카이브 중 1984년 S/S 컬렉션.

마지막으로 케이티 그랜드가 선보이는 10개의 룩이 등장하기 전, 관객의 두근거리는 마음은 리드미컬한 음악으로 흥분을 더해갔다. ‘Loud Luxury’ 슬로건을 앞세운 케이티 그랜드는 조용한 럭셔리가 트렌드인 요즘 패션계에 반기를 들 듯 생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유의 에너지와 예술적인 춤과 안무로 반란에 반란을 거듭했던 케이티 그랜드의 모스키노 40주년 컬렉션은 영국의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Wayne McGregor) 팀과 함께했다. ‘ㄷ’ 자로 구성된 런웨이를 입체적으로 활용해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으로 관객을 압도한 케이티 그랜드 컬렉션은 블랙 앤 화이트로 구성됐으며, 젠더와 다양성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모스키노를 상징하는 그래픽적 상징을 의상에 입혀 비범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독특한 감각을 가진 스타일리스트들의 재능과 프랑코 모스키노가 남긴 유산이 함께해 창의력 넘치는 시너지로 가득찬 모스키노 론칭 40주년 기념 쇼에서는 피날레를 통해 엘튼 존 HIV/AIDS 재단과 협업한 티셔츠도 공개했다. ‘Borrow Me - Wear Me- Hug Me ♥ Me’라 슬로건이 프린트된 티셔츠는 HIV/AIDS를 알리기 위한 자선 목적으로 한정 판매되며, 판매수익금 전액이 엘튼 존의 에이즈 파운데이션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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