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덮친 강추위…선한 사마리아인들은 외투 나눴다

이현성 2023. 11. 1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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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뚝 떨어진 날이었지만 군중들 중엔 도톰한 외투 한 장 없는 이들도 있었다.

그는 "노숙자들은 외투를 세탁할 환경이 안 된다"며 "한 철만 입고 봄에 패딩을 버렸다가 초겨울에 다시 옷을 받으러 오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조 목사는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파트너 목회자들에게 재량껏 나눠주라며 외투를 택배로 부쳤다고 한다.

지난 3일 도착한 상자엔 7가지 종류의 외투가 사이즈별로 있었다고 인천 옥련중앙교회 황종근 목사는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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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후원금 모아 11일 패딩 점퍼 나눈 교회
미자립교회 목회자 80명에게 외투 보낸 교회도
임명희(왼쪽) 광야교회 목사가 11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취약계층에게 패딩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광야교회 제공

기온이 뚝 떨어진 날이었지만 군중들 중엔 도톰한 외투 한 장 없는 이들도 있었다. 대다수는 노숙인과 쪽방 주민이었다. 이들은 11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 고가다리 밑에서 패딩 점퍼를 받으려고 줄지어 있었다.

노숙인 돌봄 사역을 펼치는 서울 광야교회(임명희 목사)가 ‘사단법인 사막에길을내는사람들’과 이날 준비한 패딩 점퍼는 총 1500장. 지난해보다 300장을 더 준비했다. 임명희 목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올 걸로 예상했다”고 귀띔했다.

이날 패딩 1500장은 여러 교회들의 십시일반 후원으로 마련됐다. 남서울교회(화종부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등 대형교회를 비롯해 10만~30만원씩 정성을 보탠 개척교회들도 있었다. 임 목사는 “교회 10여곳과 광야교회 성도들의 후원으로 5500여만원을 모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광야교회의 외투 나눔 사역은 올해로 24회째다. 패딩 점퍼를 나누다 보면 구면인 노숙인들도 적지 않게 마주친다고 임 목사는 밝혔다. 그는 “노숙자들은 외투를 세탁할 환경이 안 된다”며 “한 철만 입고 봄에 패딩을 버렸다가 초겨울에 다시 옷을 받으러 오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또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과 대전 수원 등에서 외투를 받으러 온다”며 “패딩을 전할 때마다 ‘예수 코트’라는 이름을 붙여 나눠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쪽방 주민을 비롯해 노인 노숙인 등이 11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광야교회로부터 선물 받은 패딩 점퍼를 들고 거처로 향하고 있다. 광야교회 제공

“그냥 목사님들 생각이 났습니다…”

조현삼 서울광염교회 목사는 최근 교회 홈페이지에 “여러분이 드린 십일조에서 296만원을 외투를 구매하는데 사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회 측은 지난 1일 패딩 점퍼와 코트 총 80벌을 구입해 외투가 필요한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전달했다. 조 목사는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파트너 목회자들에게 재량껏 나눠주라며 외투를 택배로 부쳤다고 한다.

택배 상자는 이틀 만에 도착했다. 지난 3일 도착한 상자엔 7가지 종류의 외투가 사이즈별로 있었다고 인천 옥련중앙교회 황종근 목사는 기억했다. 황 목사는 “아울렛에서 이월상품을 샀다고 들었는데 가격 태그를 보니 외투 원가가 약 30만원이었다”며 “미자립교회 목회자들께서 취향껏 옷을 골라가면서 그렇게 좋아하셨다”고 반색했다. 황 목사는 “점퍼를 받아가신 분 중엔 ‘쌀이 없다’ ‘교회 난방비를 못 내고 있다’고 하소연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교회 임대료조차 버거운 상황에서 미자립교회 목회자에겐 3만~4만원 외투를 선뜻 사는 일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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