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장 개척자 박의규 오픈갤러리 대표, 보유 작품 5만3천점…구독부터 투자까지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11. 1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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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2009년 부즈앨런앤드해밀턴컨설팅 경영 컨설턴트/ 2013년 오픈갤러리 대표(현)
“3개월마다 그림을 교체해드립니다.”

이런 낯선 개념 하나 갖고 시작해 국내 최대 규모인 약 5만3000점의 작품을 보유한 갤러리가 있다. 월평균 6000~1만점을 거래하고 누적 고객 수가 15만명에 이른다는 ‘오픈갤러리’다.

오픈갤러리의 주요 사업 모델은 일반 갤러리처럼 작품 판매가 아니다. 판매도 하지만 구독을 통한 렌털 비중이 90%로 절대적이다. 1800여명의 작가와 계약해 작품을 공급받고, 15명의 큐레이터가 공간이나 작품 특성 등을 고려해 고객별 맞춤 작품을 추천해준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정보기술(IT) 인력은 물론 운송이나 설치 전문 인력까지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최근에는 투자 서비스도 시작했다. 작품을 구매한 후 다시 오픈갤러리에 위탁해 또 다른 고객에게 렌털해주는 방식으로 매월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해당 작품을 더 높은 가격에 사고 싶어 하는 고객이 있다면 팔아서 추가로 차익을 올릴 수도 있다. 회사가 보유 중인 10만건 이상 렌털·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률 예상이 가능한 덕분에 최근 MZ세대가 큰 관심을 보인다는 후문이다. 개중에는 연 20~30%씩 수익을 올리는 고객도 있다고.

2013년 오픈갤러리를 창업한 박의규 대표(42)는 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한 땀 한 땀 직접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대학 시절 우연히 그림을 그리는 친구 전시회에 간 경험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당시 관람객은 전부 작가의 친구였고, 전시 뒤풀이도 지인끼리 소규모로 즐기는 광경을 보고 상당한 문제의식을 가졌습니다. ‘왜 갤러리에 사람이 없고 작가들 형편은 넉넉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죠. 미술 시장을 깊게 들여다보니 대중 시장 고객 요구가 빠르게 높아지는 와중에 관련 업체나 서비스가 부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마침 창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던 상황이었다. 박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입사해 다니던 부즈앨런앤드해밀턴컨설팅에서 지원해준다는 유학을 마다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 후 누적 투자금 120억원을 유치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박 대표가 새로이 만들어낸 생태계 덕분에 작가들이 매월 안정적으로 렌털 수익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다.

박 대표의 목표는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미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창업 초기 친구가 오픈갤러리에 투자하며 ‘내 돈이 가치 있게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어요. 대중이 갤러리에서만 미술을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공간에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현재 오픈갤러리가 하고 있죠. 투자 서비스도 대중이 작품에 더 쉽게 접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앞으로도 이 생태계가 커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3호 (2023.11.08~2023.1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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