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전에 곁들여 먹으면 딱... 자신 있게 추천한다, 광주의 술맛

글 이슬하·사진 오종찬 2023. 11. 1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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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 있는 전통주 제작, 막걸리 빚기 체험 운영... 당신을 사로잡을 광주의 술 이야기

[글 이슬하·사진 오종찬]

 꿈브루어리의 전통주(사진 오종찬 작가)
ⓒ 모두의광주
 
전통의 방식을 따라 과거에서 이어져온 우리 술 전통주. 건강하고 맛도 좋지만 대게는 고리타분하고 오래 된 것, 일명 '아재술'로 어르신들이 즐기는 술이라 여겨 왔다. 그러나 전통주가 젊어지고 있다. 전통주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 역시 젊어지고 있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술을 즐기기 좋아하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옛것이지만 새롭고 다양해서 흥미로운 전통주를 즐기게 된 것.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것과 과거 세대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전통주 열풍으로 이어졌다. 래퍼 박재범이 선보인 프리미엄 증류주 '원소주'는 사전 예약 당시 시작 1분 만에 1700명이 몰리고 온라인 판매는 시작한 지 30분도 되지 않아 6만 병이 팔린 것만 봐도 전통주의 화제성을 가늠할 수 있다.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패키지 디자인과 다양한 재료 및 브랜드와의 콜라보로 독특한 제품들을 앞다퉈 선보이며 다양한 세대를 전통주로 끌어들인다. 세련된 맛은 기본, 전통만을 고집하는 대신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참신함도 더했다.

게다가 전통주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판매하는 주점이나 상점들이 늘면서 원한다면 언제든 쉽게 찾아가 맛볼 수 있게 됐다. 다른 주류와 달리 전통주의 온라인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집에서 마실 기회도 늘었다. 직접 나가서 사오지 않아도 당일배송을 해주니까 편리하고, 전통주 정기구독 서비스의 활성화로 색다른 재미까지 즐길 수 있다.

전통주 온라인 판매나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서는 술과 함께 맛·향·도수 등 술에 대한 설명과 함께 먹기 좋은 안주 추천, 술과 관련된 이야기 등을 담은 큐레이션 카드를 보내준다. 매달 혹은 계절 이나 상황에 따라 선별한 전통주를 보내주는데 이번에는 어떤 술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처럼 전통주를 접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전통주를 직접 맛보고 자신의 취향을 찾는 것이 가능해졌고 취미 삼아 전통주를 담그고 나아가 전문적인 공부를 하기도 한다. 쉽게는 전통주 DIY 키트를 구매해 만들 수 있고, 지역 내 양조장이나 공방 등을 방문해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물, 쌀, 누룩과 같은 기본 재료를 동일하게 사용하더라도 빚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하니 세상에 같은 술은 하나도 없다. 나만의 술을 빚는 즐거움이 큰 이유다.
 
 항아리에서 술을 숙성시키는 공간(사진 오종찬 작가)
ⓒ 모두의광주
 
워낙 이색적인 조합의 전통주가 많아지다 보니 이것도 전통주인가 싶은 술들이 있는데 그럴 때는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면 된다. 법률상 우리 술 전통주는 주류부문의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한 술이거나 대한민국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농어업경영체 또는 생산자 단체가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지역 특산주)을 일컫는다.

또는 한 나라나 지역 등 과거에서 이어져 오는 양조법으로 만든 술을 뜻하는데, 전통적인 양조법을 계승 및 보존해 빚어야 한다. 전통의 방식을 따르기에 과거 생활양식이나 역사, 문화가 담겨 있기도 하며 주세법에 따라 탁주, 약주, 과실주, 소주, 일반 증류주, 리큐르, 기타 주류로 나뉜다. 다양한 전통주 세계를 다 맛볼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도 생긴다.

우리 재료로 만든 우리 술이라 한식과의 조화는 두말할 것 없이 최고다. 전통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막걸리, 많이들 알고 있는 '막걸리에는 전'이라는 공식 외에도 전통주와 궁합이 좋은 음식이 정말 많다. 와인 소믈리에처럼 전통주를 추천하고 어울리는 안주 궁합 등을 알려주는 전통주 소믈리에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우리 술 전통주가 좋은 이유는 많다. 우리 쌀을 재료로 만들기에 건강하고, 전통 그대로의 방식을 따르기에 믿고 먹을 수 있다. 지역 특산물이나 각종 제철 재료의 사용에 따라 다채로운 맛과 향, 색을 뽐낸다.

과거에는 집마다 각자 스타일로 빚던 술이 있었는데, 이 술들은 집 가(家), 빚을 양(釀), 술 주(酒)를 써서 가양주라 불렀다. 역사와 시대의 흐름 속에서 가양주 문화는 사라졌지만 많은 이들의 전통주를 복원하려는 노력 끝에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더 먼 세대까지 우리의 전통주가 이어져나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들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조장 '꿈브루어리'에서 직접 맛보고 만드는 전통주
 
 전통 방식 그대로를 사용해 술을 빚는 꿈브루어리. 사진은 전통 소줏고리 모습(사진 오종찬 작가)
ⓒ 모두의광주
 
젊은이들의 '핫플'인 광주 동명동에 우리 전통술을 빚는 양조장 꿈브루어리(대표 오민하)가 있다.

지난 2017년 상무지구 '하경 전통주 연구소 : 서로 서로 술공방'에서 시작해 지난해 11월 현재의 꿈브루어리를 열었다.

2014년부터 전통주에 관심을 가진 오 대표는 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 선생을 찾아가 전통주를 배워왔다. 다채로운 전통주 맛에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인문학적 요소를 함께 즐기니 전통주 매력이 끝이 없다는 것. 3년 전부터는 오민하 대표와 딸인 차제니 대표가 함께 운영 중이다.

꿈브루어리에는 제조실과 발효실 등 술이 빚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견학할 수 있는 양조 시설이 있고 다양한 전통주를 맛보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체험실로 이뤄져 있다. 광주 지역취미생활을 나누는 온라인 플랫폼(모람, moram)을 통해 체험 및 시음에 참여할 수 있다. 제철 과일을 사용한 과일 막걸리를 만들거나 여러 가지 전통주를 광주 지역 대표 음식과 곁들여 먹도록 제공된다.
     
지역 내 전통주 문화를 알리기 위해 꿈브루어리에서 운영 중인 막걸리 빚기 체험이나 해외 관광객 대상 전통주 시음 프로그램 모두 인기가 좋다. 전통주가 생소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전통주 취향을 찾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감성 가득한 공간에서 전통주 한잔 하면서 색다른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분위기에 찾는 이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 8월부터는 공간 리모델링을 진행해 더 멋스러운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11월 중 공간이 재오픈 된다.

추가로 광주 로컬 전통주 '꿈의 대화' 출시도 앞두고 있다. 광주에서 생산되는 쌀(100%, 국내산)과 특수 전통 벼누룩으로 만드는 이 술은 박록담 선생의 가르침과 광주 무등산의 감성이 어우러져 완성됐다. 무등산의 이슬이 술이 되고 바람이 향이 돼 퍼지는 풍미로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한다. 도심 속 양조장 꿈브루어리에서 만든 전통주가 광주하면 떠오르는 전통주가 되기를 꿈꿔본다.
 
 광주 전통주 '꿈의 대화'(사진 오종찬 작가)
ⓒ 모두의광주
 
광주 대표하는 청년양조장 '월광주조'

광주에서 최초로 프리미엄 막걸리 '달막(달빛 담은 막걸리)'과 증류식 소주 '월광주'가 출시됐다. 청년 양조장 월광주조가 처음으로 선보인 달막과 월광주는 품질 좋은 광주 쌀을 사용해 만든 광주 최초의 지역 특산주다. 전통적인 우리 술을 현대적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것으로 무감미료, 무첨가물의 기본 원칙을 지킨 프리미엄 전통주다.

월광주조는 프리미엄 전통주 개발 및 유통업체인 농업회사법인 에코아이디어스(주) 정인선 대표이사와 요담엔의 대표 장준혁 양조사가 의기투합해 동명동에 연 양조장이다. 정인선 대표가 전국 곳곳의 양조장과 전통주에 대한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통주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며 광주에 지역 특색을 담은 전통주가 없음을 느끼고 설립한 것.

올해 출시된 월광주조의 달막과 월광주는 전국 30여 곳의 양조장을 돌며 특색 있는 전통주를 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1년의 연구 끝에 선보인 술이다. 정인선 대표와 장준혁 양조사가 함께 개발한 것으로 광주에서 생산된 쌀과 누룩 등의 원재료만 사용했고, 조선시대의 전통 가양주 방식과 현대 양조 방식을 섞어 빚은 점이 특징이다. 첫 번째 술을 시작으로 우리의 전통주가 전 세계 시장에서 와인이나 위스키만큼 대접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막걸리 '달막'은 청량하면서도 상큼한 향과 깊고 그윽한 맛을 자랑하는데 현재는 13도로 출시돼 판매 중이며, 추후에 8도도 출시 예정이다. 산뜻한 바닐라, 청사과, 멜론과 같은 과일의 풍미와 쌀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조화를 이루며, 물에 타지 않은 막걸리 원액 그대로의 묵직한 '바디감'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느낄 수 있다. 막걸리의 특성 상 작은 환경 변화에도 맛의 차이가 큰데, 월광주조는 온도 유지와 계량법으로 맛의 차이를 최소화해 한결같은 막걸리 맛을 자랑한다.
 
 월광주조의 전통주 '달막'
ⓒ 월광주조
 
 월광주조의 '월광주'
ⓒ 월광주조
 
증류식 소주인 월광주 22와 월광주 42는 풍부한 향과 감칠 맛이 있으며, 기분 좋은 곡물향과 은은한 바닐라향의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 전체를 채워주기 때문에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달막과 월광주 두 가지 술은 각각 220시간, 60일 저온숙성으로 손수 짜낸 프리미엄 주류로 술이 내는 쓴맛을 잡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아스파탐과 스테비아 등 인공감미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고 쌀과 누룩 그리고 물로만 단맛을 표현했다.

막걸리를 매개로 전통과 현재를 연결하고자 매주 수제 막걸리를 만드는 원데이클래스(달막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잊혀 가는 전통주를 현시대 감성으로 해석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나아가 단절된 우리 술의 부흥과 정체성을 알리겠다는 월광주조의 목표다.

[전통주 '달막'을 맛있게 먹는 방법]

① 원액 그대로! : 달막의 진하고 묵직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어요.
② 온더락으로! : 달막은 얼음과 함께 차갑게 마시면 단맛이 올라오며 도수가 낮아지면서 더 부드러워져요.
③ 냉동실에 얼려서! : 달막을 그대로 얼려주세요. 달달한 달막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어요.

숙성기간에 따른 맛의 변화 : 보관하는 기간에 따라서 자연 숙성돼 다른 맛을 가지게 돼요!

-1주차 : 가장 단맛이 강하고 가벼운 맛
-2주차 : 본연의 맛이 가장 조화로운 맛
-3주차 : 단맛이 가장 적은 시기
-4주차 : 산미를 즐길 수 있는 맛

달막과 페어링하기 좋은 안주 : 광주 대표 음식 '육전', 남도 대표 향토음식 '홍어삼합'

[월광주 만드는 과정]

① 누룩과 함께 3번에 걸쳐 쌀을 넣고 막걸리를 만듭니다.
② 21일 동안 저온숙성해서 막걸리를 만듭니다.
③ 막걸리를 증류해서 한 방울씩 소주를 추출합니다.
④ 적정 도수로 추출된 소주를 저온 숙성해서 월광주를 완성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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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매거진G> 9~10월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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