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주가 키운 친환경 아이돌 ‘행코’, 지구를 살릴 계획이 있다코~ [비크닉]

서혜빈 2023. 11. 1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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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아이브·르세라핌에 이어 한국을 뒤흔들 대형 신인 아이돌이 탄생했습니다. 무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인데요. 뽀얀 피부에 귀여운 비주얼. 춤과 노래는 물론 성품마저 완벽한 만능 아티스트라고 합니다. 거물 신인 행코의 독특한 취미는 바로 쓰레기 줍기! 행코가 쓰레기를 줍고 다니는 모습이 매일 곳곳에서 목격된다고 해요.

그의 정체, 궁금하시죠? 세계 최초 친환경 아이돌, 행복한 코끼리 ‘행코’를 비크닉이 직접 만나봤습니다.


코끼리 아이돌 쇼케이스 현장 가보니


11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행코의 아이돌 데뷔 쇼케이스 현장은 그야말로 후끈했습니다. 800여 명 팬의 열기로 가득 찼거든요. 팬들은 행코를 만나기 전 설레는 마음을 담아 코인노래방에서 행코 신곡을 직접 부르기도 하고, 댄스 챌린지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드디어 데뷔 무대에 등장한 행코! 타이틀곡 ‘고백’(Go Back)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녹였습니다. 환경을 되살려 깨끗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사에 담았다고 해요. 타이틀 곡은 요즘 유행하는 케이팝(K-POP) 스타일로 작업했다는데요. 중독성 있는 후렴구 덕분인지 노래 가사가 아직도 귀에 맴도네요. 행코의 신곡 안무 ‘킬포'는 ‘줍줍 댄스'. 쓰레기를 줍는 모습에서 따왔다고 해요.

친환경 아이돌 데뷔 무대답게 쇼케이스 현장도 환경을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어요. 팬들은 종이로 만든 응원봉으로 행코를 응원했고요. 친환경 운동화, 타포린백(재사용 장바구니) 등이 행사 기념품으로 준비됐습니다. 행코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행코는 “일회용품 줄이기, 사람 없는 공간에 불 끄기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보자코~”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슈주 이특이 매니저, 준비된 스타의 길


행코의 매니저를 자처한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의 활약도 돋보였습니다. 쇼케이스 MC로 등장한 이특은 행코가 첫 무대에서 떨지 않게 계속 용기를 북돋워 줬어요. 둘의 케미가 엄청나더라고요.
행코 매니저로 나선 슈퍼주니어 이특. SK이노베이션 제공


행코가 귀여운 외모만 믿고 아이돌로 데뷔했냐고요? 절대 아니에요. 2022년 9월, 연예계에 입문한 행코는 전국 투어를 다니며 이름을 알렸고요. 올해 11월 아이돌 데뷔를 목표로 3개월 동안 SM 연습생 생활을 했습니다. 행코의 사연에 공감한 아이돌계 일타강사들이 직접 행코 육성에 나섰어요. 슈퍼주니어 이특이 매니저를 맡았고, 은혁·예성·신동은 각각 춤·노래·예능을 가르쳤죠.

사실 행코는 처음엔 선생님들을 당황하게 할 정도로 음치·박치·몸치였대요. 하지만 밤낮으로 힘들게 연습한 끝에 비로소 데뷔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해요. 연습생 생활을 담은 유튜브 영상 ‘도전! 뮤직뱅코'는 누적 조회 수가 458만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어요.

아니 근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코끼리 캐릭터 아이돌이라니요.


82년생 MZ 친환경 아이돌 행코의 세계관


K팝 아이돌에게 세계관은 진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광야'는 SM이 비전으로 내세운 ‘무한한 콘텐트의 세계'를 의미하는데요. 광야에 합류한 행코의 세계관도 스케일이 어마어마하게 크답니다.

행코의 생일은 1982년 4월 22일 지구의 날. 환경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아이돌답죠. 서류상으론 41살 개띠인 행코는 자꾸 10살이라고 우기는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해요. 코끼리 축구단 응원을 나섰다가 날아온 축구공에 맞아 기절한 행코는 시간 이동으로 2022년 지구에서 깨어났어요. 눈을 떠보니 수십 년이 지난 미래에 온 거죠. 그런데 행코가 살았던 깨끗한 지구와 2022년 지구는 완전히 달랐던 거예요.

행코 탄생 세계관 애니메이션 스틸컷. 유튜브 채널 '행복한 코끼리 행코'.


정신연령은 10살인 어린이 행코는 밤마다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며 운대요. 행코의 소원은 부모님이 사는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거라고 합니다. 가족들과 함께여야 진짜 ‘행복한 코끼리’가 되는 거잖아요. 시간을 되돌리는 방법은 딱 한 하나. 바로 옛날처럼 깨끗한 지구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거래요.

행코는 매일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어요. 코로 탄소를 빨아들이는 행코만의 특별한 능력을 활용하기도 했죠. 그런데 혼자 힘으론 온 지구의 탄소를 다 빨아들이기 버거웠다고 해요. 더 많은 사람의 참여가 필요했죠. 행코는 유명해지기로 결심합니다. 환경을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예요. 그래야 지구가 더 빨리 깨끗해지고,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행코가 아이돌 데뷔를 목표로 하게 된 이유죠.


친환경 아이돌 탄생시킨 에너지 기업


‘행코’의 위탁 교육을 맡은 건 SM엔터테인먼트이지만, 행코를 탄생시킨 진짜 소속사는 따로 있는데요. 놀라지 마세요. 바로 SK이노베이션입니다. 아니, 국내 대표 에너지 기업이 아이돌을 배출하다니. 신기하죠?

SK이노베이션은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2062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둘 정도로 환경에 진심인 기업인데요.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행코’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해요.

행코의 모티브가 된 코끼리는 프로축구단 제주 유나이티드 FC의 전신인 유공 코끼리 축구단의 마스코트입니다. ‘유공’은 SK이노베이션의 과거 사명이죠. 지금보다 깨끗했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40년 전 추억의 코끼리를 소환했다고 해요.

팀 행코가 진행한 드로깅 전시. SK이노베이션 제공.


올해 초엔 ‘팀 행코’를 결성해 업사이클링 전시를 열기도 했어요. 행코는 전국에서 29명의 대원을 모아 팀을 꾸렸고, 이들은 42일간 40여 곳에서 쓰레기 약 260kg을 수집했어요. 수집한 쓰레기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바로 환경과 예술을 결합한 퍼포먼스 ‘드로깅’(Drawging)입니다.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과 드로잉(Drawing)을 합성한 신조어라고 해요. 팀 행코는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환경보호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 친환경 코끼리 아이돌 ‘행코’의 환경보호 운동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행코는 과연 소망대로 이 세상 탄소를 다 빨아들이고 부모님께 돌아갈 수 있을까요? 계속 지켜봐 주세요.

서혜빈 기자 seo.hye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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