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연말 탈당' 시사…민주당, 분열 조짐에 지도부 '고심'

김찬주 2023. 11. 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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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조응천·김종민·이원욱 탈당 시사
팬덤정치와 친명 위주 의사결정에 반발
가칭 '원칙과 상식' 모임 공동 행동 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사이에서 '12월 탈당'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주체인 이재명 대표가 친명(친이재명) 중심 인사를 발탁할 것이란 전망과 팬덤 정치에 대한 쇄신 의지 박약이란 평가가 나오면서다.

비명계의 탈당 여부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자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의 분열을 경계한 이 대표도 자신의 강성 지지자인 '개딸'의 비명계를 향한 테러 수준의 만행에 경고를 가하는 등 고심에 빠진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서 탈당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의원은 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등 4명이다.

조 의원은 지난 9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 문제점으로 사당화와 팬덤 정치, 패권주의 등을 꼽으며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와해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끝까지 민주당을 정상적인 정당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겠다"면서도 "그래도 이게 과연 길인가, 접어야 되나 생각을 해야 한다. 12월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친명 지도부가 좌우하는 정당 운영과 개딸의 집단행동에 침묵하는 이 대표의 행태를 직격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자기가 원하는 사무총장을 뽑아 공천해서 원하는 색깔로 선거를 치르려고 당대표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전 세계 민주 정당 중에 그렇게 하는 정당은 조선노동당하고 공산당밖에 없다"며 "당대표가 이런 식의 독임적 권한을 갖는 당대표는 없다"고 했다.

친명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이 총선기획단장을 맡고, 이 대표가 인재위원장으로 '셀프 임명' 된 것에 대한 직격이다. 아울러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와 '살해 협박'을 가하는 개딸들의 만행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지도부가 여기에 민주당의 경선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어줘야 하는데 지도부가 이걸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원욱 의원도 "이 대표의 사당화와 개딸들에 끌려다니는 팬덤 정치가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 쇄신의 모습이 없다면 탈당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비명계 가운데 탈당 가능성의 포문을 연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 합류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상민 의원은 "가능성은 어느 경우에나 열려 있다"면서 "한 달 안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비명계의 요구를 사실상 외면으로 일관했던 지도부도 탈당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개딸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뒤늦게나마 비명계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개딸들이 김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응징 집회'를 벌인 것에 대해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 보라"고 사실상 자제령을 내렸다.

이 대표가 개딸의 과격 행동을 특정해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당원들이 우리 의원들의 정상적인 지역구 활동을 방해하거나 부적절한 플래카드를 통해 당의 신뢰를 저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다"며 "이러한 행위가 또다시 반복되면 당의 관련 기구를 통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 당원일 경우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비명계는 당대표의 정확한 의사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형식적인 제스처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종민 의원은 "혐오 정치를 양산하는 강성 유튜버 방송에 출연해 (비명계 공천 학살 등에) 동조하고 거드는 당직자와 의원들을 징계하고 공천 안 해주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이러한 행태가 근절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칙과 상식'(가칭)이라는 모임을 출범시켜 당의 변화를 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개별보다는 공동으로 대응해야 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이 조금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쓴소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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