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다음은 K-OST,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죠” [‘K’ 딱지 노리는 OST③]
"음원차트, 음원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 벗어나야"
"케이 드라마 팬덤 증가, 드라마 음악에 대한 수요도 체감"
국내 드라마 OST 시장은 몇몇 제작사에 의해 굴러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모스트콘텐츠는 그간 ‘태양의 후예’를 시작으로 ‘구르미 그린 달빛’ ‘사이코지만 괜찮아’ ‘부부의 세계’ ‘동백꽃 필 무렵’ ‘스위트 홈’ ‘신사와 아가씨’ ‘그해 우리는’ 등 약 70편의 드라마 OST를 제작했다. 모스트콘텐츠의 국내 드라마 음악 점유율은 무려 50%에 달한다.
모스트콘텐츠가 드라마 음악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건, 전문성 있는 전문가들이 하나의 ‘가치’ 안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인 덕이다. 그 중심에는 OST 제작 전반을 지휘한 이진철 프로듀서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가치를 ‘기획력’과 ‘소통’에 두고 있습니다.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고 드라마를 만드는 연출, 감독, 작가, 제작사에 만족할 만한 기획안을 제시하고 드라마와 OST를 소비하게 될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을 기획하는 게 중요하죠. 뿐만 아니라 주어진 시간과 예산 안에서 그 기획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작곡가, 가수를 섭외하고 긴밀하게 협업해 결과물을 내는 것도 저희의 핵심 가치입니다.”
이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한 OST 작품들은 흥행 포인트를 제대로 짚고 있었다. 그간 ‘태양의 후예’ ‘동백꽃 필 무렵’ ‘그해 우리는’ 등으로 차트를 장기집권 했고, OST 시장의 부진 속에서도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의 OST ‘사랑은 늘 도망가’를 히트시켰다. 이 곡은 가창자인 임영웅에게 데뷔 후 처음으로 멜론 TOP100 1위를 선물한 곡이기도 하다.
“OST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죠. 그 중에서도 드라마와 그 음악이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조화로워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건입니다. 조화로운 음악을 삽입합으로써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음악을 다시 찾아 듣도록 만드는 것이 흥행의 필수 요소죠. 매 작품마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제작 전에 OST 흥행 가능성과 그에 따른 적절한 예산과 기대수익을 예측해 그 안에서 제작을 진행하려고 노력합니다.”
일각에서는 OST의 흥행을 가수의 인지도 덕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것도 프로듀서의 역량이다. 내로라하는 가수를 내세운다고 해서 무조건 OST가 흥행하는 것도 아니다.
“OST도 하나의 사업 영역이기 때문에 작품과 조화로우면서 대중성을 잡을 수 있는 곡을 택하고, 그 노래를 잘 소화할 수 있는 가수를 섭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가수를 선정할 때는 노래를 잘 소화할 수 있는 보이스와 가창력을 가졌는지, 가창자가 드라마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지, 예산 안에서 섭외가 가능한지 등이 기준이 되고요.”
다만 이 프로듀서도 최근 OTT 중심의 드라마 제작 환경에 따른 OST의 부진엔 공감했다. 그는 장르물 중심 드라마의 흥행은 물론 영상을 빠르게 혹은 건너 뛰어 시청하는 시청 방식의 변화, 아이돌 팬덤 중심의 음원차트 소비 등을 부진의 이유로 꼽으면서 이 시기를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단순히 음원차트, 음원수익으로 연결되는 수익구조를 가지고 가기 보다 국내외에서 드라마 IP와 OST의 IP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사업을 통해 판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2020년에는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의 OST 중 8곡을 중국 유명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현지에서 발매했는데 한한령 속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죠. 뿐만 아니라 드라마 제작사와 협력해 OST 작곡공모전을 개최하고 드라마와 음악의 사전 홍보 효과를 노려보기도 하고요.”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넘나들면서 OST 역시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마주하고 있다. 이 프로듀서는 “실제로 이전보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음원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OST 제작에 있어서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해외에서는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가졌는지, 비슷한 분위기의 드라마들이 해외에서는 어느 정도의 반응이 있었는지, 가창자 섭외 면에서도 스포티파이 내 아티스트 지수를 참고하거나 유튜브 조회수, 고려하고 있는 아티스트의 해외 인지도 등을 참고하는 등의 변화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OST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본 모스트콘텐츠는 최근 드라마 OST 콘서트의 홍콩 개최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 프로듀서는 “케이 드라마의 팬덤이 늘어가고 있는 환경에서, 드라마 음악에 대한 수요도 체감했다”면서 드라마 OST 콘서트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라라랜드 콘서트, 왕좌의 게임 OST 콘서트, 픽사·지브리 등 필름 콘서트 형식의 OST 콘서트가 대중화되어 있고, 흥행하고 있어요. K-드라마 또한 해외에서 수요가 있는 만큼, 드라마 IP를 활용한 콘서트를 기획하고 정례화한다면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K-드라마의 완성도 높은 영상과 음악을 활용해 수준 높은 OST 콘서트 문화를 만들고, 세계 시장에서 조금 더 높은 위상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케이팝 그 다음은 K-OST,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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