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손흥민 '코리안 더비' 앞두고, 울브스에 카페 차렸다!…해버지 박지성도 합류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 절친한 관계였던 파트리스 에브라와 함께 다시 한번 후배를 위해 커피차를 대령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0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부터 친했던 박지성과 파트리스 에브라가 황희찬의 프린트가 도배된 커피차로 한국의 진미를 대접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박지성과 에브라는 커피차를 통해 울버햄프턴 1군 선수들과 구단 스태프들에게 커피뿐만 아니라 초코파이와 쌀과자를 대접했다. 그들이 타간 커피는 황희찬이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잔에 담겨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커피차를 보낸 이유에 대해선 "한국에선 연예인들이 응원의 표시로 친구들에게 달콤한 간신이 가득한 커피 트럭을 보내는 게 하나의 트렌드"라며 "박지성과 에브라는 최근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채널(슛포러브)의 최신 에피소드 찰영하는 차원에서 방문했다"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황희찬을 위해 울버햄프턴 관계자들한테 커피와 과자를 제공했고, 이후 함께 사진까지 촬영했다. 이때 에브라는 "커피가 좋지 않으면 박지성을 비난해야 한다. 난 단지 물을 섞었을 뿐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박지성이 에브라와 함께 한국 선수가 뛰고 있는 구단에 커피차를 제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울버햄프턴에 방문하기 이전에 두 사람은 덴마크를 찾아 조규성이 뛰고 있는 미트윌란으로 향했다.
미트윌란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들은 조규성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 차원에서 미트윌란을 찾았다. 박지성과 에브라는 지난달 28일 미트윌란 홈구장 MCH아레나에서 2023/24 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13라운드 미트윌란과 륑비 간의 맞대결이 열렸을 때 경기장에 방문한 팬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며 조규성의 경기를 보기 위한 팬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조규성은 선발로 출전해 슈팅을 총 3번 시도했지만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다만 드리블 성공률 100%, 볼 경합 성공 9회, 기회 창출 1회 등 득점 외에 다른 부분으로 팀에 공헌하면서 2-1 승리에 기려했다.
K리그1 전북현대에서 테크니컬디렉터로 활동 중인 박지성은 지난여름 당시 조규성의 유럽 이적을 직접 도와주며 디렉터와 선수로서 좋은 기억을 쌓은 바 있다. 조규성은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많은 해외 구단의 관심을 받았는데, 박지성 디렉터의 추진까지 더해지며 이번 여름 미트윌란에 합류할 수 있었다.
당초 마인츠와 셀틱 등 유럽 무대에서 더욱 주목받는 구단의 관심이 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조규성의 덴마크행 선택은 현재까지 매우 성공적이다. 2023/24 시즌 개막 이후 1라운드부터 득점포를 기록한 조규성은 3라운드까지 리그 3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리며 덴마크 수페르리가 7월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현재까지 조규성은 리그 12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해 팀의 주요 득점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럽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 6일 리그 14라운드 흐비도브레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추가하면서 리그 6호골이자 시즌 7호골을 기록했다.
조규성 본인도 지난 10월 A매치 당시 미트윌란으로 이적한 것에 대해 "100퍼센트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K리그 많은 팬들 앞에서 뛰는 것도 좋지만, 하나의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덴마크 리그라서 많은 분들이 아쉽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전혀 후회도 없고,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간다고 생각하고 갔기에 전혀 후회가 없다"라며 자신감과 함께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조규성을 위해 덴마크에서 커피차를 마련한 박지성은 이후 영국에서도 울버햄프턴 관계자들한테 커피를 대접하면서 황희찬의 기를 북돋았다.
아울러 박지성은 곧 열리는 울버햄프턴과 토트넘 홋스퍼 간의 맞대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은 11일 오후 9시30분 영국 울버햄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맞대결을 치를 예정이다.
울버햄프턴 주포가 황희찬이듯, 토트넘 공격의 핵심은 손흥민이다. 두 선수 모두 모두 소속팀에서 핵심 공격수로 활약 중이기에 선발 출전이 유력해 시즌 첫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지성도 '가디언'과읜 인터뷰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한국에서 어디를 가든 그들을 TV나 광고에서 볼 수 있다"라며 "특히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맞대결을 가지는 건 많지 않아 모두가 불타고 있기에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국내팬들에게 '해외 축구의 아버지'란 뜻에서 '해버지'로 불리는 박지성은 '코리안 더비의 아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인 선수들과 많은 대결을 프리미어리그에서 치렀다.
특히 지난 2006년 4월17일 당시 토트넘 홈구장이었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맨유-토트넘 맞대결은 지금도 회자되는 '코리안더비 명승부'다. 당시 맨유가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36분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다가 이영표의 볼을 빼앗아 반대편으로 연결, 웨인 루니의 이날 경기 결승포를 어시스트한 적이 있다. 그 만큼 팀을 위해선 우정을 버릴 만큼 냉정했는데, 경기 중 박지성과 이영표가 서로의 손을 살짝 잡은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면서 잊을 수 없는 '코리안 더비' 추억을 국내 축구팬들에게 선물했다.
박지성은 이영표와 3차례 격돌 외에도 설기현(레딩), 이청용(볼턴), 조원희(위건), 박주영(아스널) 등과 프리미어리그에서 총 8차례 코리안 더비를 펼쳐 한국 축구의 위상을 축구종가에 알렸다.
이제 후배들의 코리안 더비를 지켜보고 응원하기 위해 울버햄프턴을 찾은 것이다.
마침 2023/24시즌이 개막한 이후 손흥민과 황희찬의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아 박지성이 울버햄프턴 찾은 의미가 더 커졌다. 먼저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0골에 그치며 부진한 한 해를 보냈지만, 새 시즌이 시작된 후 벌써 8골을 터트리며 득점왕 레이스에 참가했다.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건 전시즌 득점왕이자 현재까지 11골을 기록 중인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시티)이다. 홀란 뒤를 8골을 터트린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바짝 추격 중이다.
황희찬도 득점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깜짝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황희찬은 현재 리그 6골로 알렉산데르 이사크(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브리앙 음뵈모(브렌트퍼드)와 함께 득점 공동 6위에 위치했다. 울버햄프턴 3년 차를 맞이한 그는 시즌 초반에 이미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골(5골, 2021/22시즌) 기록을 경신하면서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도전 중이다.
프리미어리그도 SNS을 통해 손흥민과 황희찬의 스텟을 비교하면서 시즌 첫 '코리안 더비'를 주목했다.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 말대로 한국 축구 팬들 대다수가 주목하고 있는 이 맞대결에서 웃는 건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박지성은 아울러 지난 9일엔 울버햄프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황희찬의 올시즌 활약상을 극찬한 적이 있다.
울브스 구단 전문 팟캐스트 '울브스 익스프레스'는 "한국 레전드 박지성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황희찬과 만났다"며 이후 벌어진 인터뷰를 공개한 적이 있는데,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황희찬을 만나러 왔다"며 "구단의 모든 사람들이 황희찬을 좋아하더라. 유스 아카데미와 구단 직원들 모두 황희찬을 사랑하는 것 같다"는 말로 황희찬의 구단 내 호감도와 입지를 밝혔다.
이어 "황희찬은 울브스에 온 뒤 매 시즌 나아지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골을 많이 넣어 기대가 많이 된다"는 말로 후배의 축구 실력에 대한 칭찬과 기대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또 박지성은 "(한국) 국민들에겐 엄청난 화젯거리"라고 전하며 "특히 축구 최정상급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인 선수 두명이 만나는 것은 매우 많은 기대를 몰고오고 있다. 나 또한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가디언 캡처, 울버햄프턴, 미트윌란, PL SNS, PA Wire,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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