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원 시계 '욕심없다'는 캡틴의 품격, 오지환 “팬들은 29년 기다려..롤렉스보다 우승”

윤승재 2023. 11. 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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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kt위즈와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1,2루 역전 스리런홈런을 친 오지환이 홈인해 환호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수원=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11.10/


“롤렉스 갖고 싶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우승이 더 기쁘죠.”

LG 트윈스의 주장 오지환은 지난 6일 미디어데이에서 ‘롤렉스 시계’를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롤렉스 시계는 LG의 ‘무관의 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1998년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선물하라'며 구입한 8천만원 상당의 시계다. 1994년 이후 2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LG 선수 중 한 명에게 이 시계가 전달될 예정. 오지환이 MVP와 함께 구단의 상징이 된 시계를 탐낸 것이다. 

오지환은 지난 10일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시리즈 MVP 후보가 될 자격을 갖추는 대형 활약을 했다. 5-7로 끌려가던 9회 말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극적인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대역전승을 이끈 것이다. 당연히 3차전 MVP는 오지환에게 돌아갔고, 시리즈 성적 2승 1패를 만드는 결정적인 활약을 한 오지환은 시리즈 MVP 후보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kt위즈와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1,2루 역전 스리런홈런을 친 오지환이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수원=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11.10/
LG 트윈스와 kt위즈의 2023 KBO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가 1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오지환이 9회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역전 우월 3점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11.10.


이날 생중계 라이브 댓글 창에는 롤렉스 시계 향방에 대한 이야기가 줄을 이었다. 박동원이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역전 홈런을 쏘아 올리자, ‘박동원이 롤렉스 시계를 거의 다 찼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오지환의 홈런이 나오자 ‘오지환이 다시 시계를 뺏었다’는 말이 나왔다. 이에 오지환도 “더그아웃에서도 우스갯소리로 ‘역전 홈런 두 번이면 (박동원 MVP로) 끝 아니냐’고 했다”며 웃었다. 

그러나 오지환은 “사실 큰 욕심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음은 롤렉스 시계를 차고 싶다고 했지만, 실제로도 차고 싶지만 내겐 우승이 첫 번째다”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저한텐 15년(2009년 입단), 팬들에겐 29년을 기다려온 순간 아닌가. 우승하는 게 최대 목표고, 롤렉스가 값비싼 시계지만 의미를 두지 않는다. 큰 욕심은 없다”라고 했다. 누가 롤렉스 시계를 가져가든 자신은 팀의 우승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주장의 품격이 드러나는 발언이었다. 

LG 트윈스와 kt위즈의 2023 KBO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가 1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가 오지환의 9회 역전 3점 홈런으로 8-7 승리했다. 경기종료후 선수들이 승리를 기뻐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11.10.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kt위즈와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1,2루 극적인 역전 스리런홈런을 치고 홈인한 오지환을 염경엽 감독이 끌어안고 있다. 수원=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11.10/


역전 3점포, 그리고 승리 후 오지환의 포효는 MVP의 기쁨보단 팀의 승리가 기뻐서 나온 세리머니였다. 하지만 그는 자만을 경계했다. 오지환은 “우위는 점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야구다. 오늘 경기처럼 공 하나에, 아웃카운트 하나에 경기가 뒤집히고 역전되는 게 야구다”라면서 “긴장을 늦출 생각은 없다. 좋은 분위기 이끌고 가겠다는 생각뿐이다”라며 남은 시리즈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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