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커플링 안한다"…바이든·시진핑 회담 앞두고 맞잡은 美·中
옐런 "정상회담에 토대"
오는 1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경제 수장이 만나 서로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모색하지 않고 건강한 경제 관계를 추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국 재무부는 1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전날부터 이날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이같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5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만남에서 양측은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미·중 간 경제·금융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재닛 장관과 허 부총리는 직접적 소통을 지속키로 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7월 첫 방중에 이어 내년 중국을 다시 방문키로 했으며 허 부총리는 재방문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옐런 장관은 회담 및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탄력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등 양국 경제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회담에서 특히 의견이 다를 때 심도있고 솔직하게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늘 논의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생산적 만남을 위한 추가적인 토대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또 회담에서 양국 경제의 디커플링을 모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기업과 근로자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고 양국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건강한 경제 관계 목표를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건전한 경제 경쟁을 위해서는 규칙에 기반을 둔 공정한 경쟁의 장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의 비시장 정책과 관행 등이 미국 기업과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은 시간을 두고 다른 부문에 대한 추가적인 시장 접근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또 중국의 흑연 등 중요 광물 수출 통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중국 기업이 러시아 방위산업 부문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만약 중국 기업이 러시아 방위산업 부문에 지원을 제공할 경우 그들은 상당한 후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허 부총리에게 미국은 러시아의 방위 산업 부문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중국이 단속하는 것을 보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 명확하게 정의된 국가안보 우려에 기반해 목표를 좁게 설정한 가운데 진행된다는 점을 재차 설명했다.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는 경제 성장, 금융 안정성, 규제 문제, 기후변화, 저소득·신흥경제국의 부채 문제 등에 대해서는 협력키로 했다.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 증액 등을 통한 소외된 회원국 및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조치 등 국제 금융구조도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는 회담에서 대내외 거시 경제·금융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글로벌 경제 전망은 여전히 회복력이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전쟁 등 세계 경제에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중국의 경제 발전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미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회담에 대해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솔직하고 직접적이며 생산적인 논의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내주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시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4∼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이다. 올 2월 미국 상공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 사건 이후 닫혔던 양국 간 대화 채널은 6~8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옐런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면서 재개됐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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