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오지환이 해냈다... LG, 역대급 한국시리즈 경기 펼쳐

윤현 2023. 11. 1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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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kt에 짜릿한 8-7 역전승... 한국시리즈 2승 1패

[윤현 기자]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kt wiz 경기에서 오지환이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 LG 트윈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두 경기 연속으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LG는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에서 오지환의 역전 결승 3점 홈런에 힘입어 kt wiz를 8-7로 이겼다.

지난 2차전에서 박동원의 결승 홈런으로 짜릿한 5-4 역전승을 거뒀던 LG는 3차전에서도 오지환의 역전 홈런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나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 1패로 맞선 가운데 3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한 것은 20차례 중 17번으로 85%의 확률에 달한다. 두 팀은 1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벌인다. LG는 좌완 김윤식, kt는 우완 엄상백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한파 녹인 홈런포 대결... 연일 명승부 펼쳐진 한국시리즈 

두 팀은 뜨거운 타격전으로 추운 날씨를 녹였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LG였다. 3회초 홍창기의 중전 안타와 박해민의 볼넷으로 출루하자 오스틴 딘이 kt 선발 웨스 벤자민의 직구를 받아쳐 왼쪽 폴을 때리는 선제 스리런을 터뜨린 것이다.

kt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3회말 배정대의 볼넷과 김상수의 좌전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황재균이 보내기 번트에 실패했으나, 오히려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1점을 만회하며 전화위복이 됐다.

LG 선발 임찬규를 3.2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몰아낸 kt는 5회말에도 상대의 연속 실책으로 얻은 기회에서 김민혁과 앤서니 알포드가 LG 불펜진까지 두들기면서 3-3 동점을 만들었고, 조용호의 적시타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LG는 다시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 문보경이 안타로 출루하자 kt도 선발 벤자민을 내리고 손동현을 투입했으나, 박동원이 경기장 밖으로 타구를 날려버리는 큼지막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5-4를 만들었다.

LG는 승부에 쐐기를 박기 위해 8회말 고우석을 조기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고우석은 황재균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기세가 오른 kt는 박병호가 투런포를 터뜨리며 다시 7-5로 역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kt의 승리가 확실해 보였으나, LG는 2차전 역전승의 기운이 남아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9회초 LG는 상대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주자 두 명을 내보냈고, 오지환이 스리런을 터뜨리면서 단숨에 8-7로 뒤집었다.

kt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9회말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김상수가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LG가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포기하지 않는 오지환... '주장의 품격' 보여줬다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kt wiz 경기에서 오지환이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 LG 트윈스
 
LG는 홈런 세 방으로 모든 점수를 만들어 냈다. 특히 모든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살아났다.

정규시즌에서 LG는 벤자민한테 유독 약했다. 오스틴도 마찬가지였다. 상대 전적이 타율 0.091(11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 3회초 선제 스리런을 터뜨리며 LG 타선에 불을 붙였다.

오스틴이 '천적' 벤자민을 상대로 값진 홈런을 터뜨리면서 LG는 오랜 기간 외국인 타자의 덕을 보지 못했던 한을 풀었다.

박동원의 홈런도 짜릿했다. 2차전에서 8회말 극적인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던 박동원은 이날도 팀이 지고 있던 6회초 kt의 필승조 손동현을 무너뜨리는 투런포를 터뜨리며 두 경기 연속 승리의 주역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앞선 두 홈런보다 더 극적인 홈런이 터져 나왔다. '캡틴' 오지환이 패배를 눈앞에 두고 있던 9회초 투아웃에서 역전 홈런이자 결승 홈런인 스리런을 터뜨리며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든 것이다.

오지환은 이날 수비에서 큰 실책을 저질렀다. 5회말 장성우의 평범한 땅볼을 뒤로 흘린 것이다. 믿었던 오지환의 실책 이후 LG 마운드는 크게 흔들렸고, 막강한 불펜진을 자랑하던 LG는 kt에 연속 안타를 맞으며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오지환은 포기하지 않았고, 스리런으로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3차전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오지환은 2차전에서도 1-4로 끌려가던 6회말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의 불씨를 만들었다. 또한 3차전에서는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오지환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는 야구의 명언을 몸소 보여주면서 LG는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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