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때문에 기자가 사라진다고?

민수미 2023. 11. 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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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등장으로 수십 년 안에 사라질 직업군', 'AI가 대체할 직업들' 등의 글에 기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지난 3월 발표한 생성형 AI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에도 기자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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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 KPF 저널리즘 콘퍼런스. 사진=민수미 기자 

‘생성형 AI 등장으로 수십 년 안에 사라질 직업군’, ‘AI가 대체할 직업들’ 등의 글에 기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지난 3월 발표한 생성형 AI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에도 기자가 포함됐다. 현재까진 보도자료 처리 등 단순 업무를 하는 인력에 한하지만, 기술이 더욱 고도화하면 대부분의 언론인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도 있다. AI는 정말 기자를 대체할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은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3 KPF 저널리즘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주제는 ‘AI와 언론의 혁신’이다. 지속 가능한 언론 생태계 구축을 위해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날 연사 중 한 명으로 어니스트 쿵 AP통신 AI 프로덕트 매니저가 참여했다. 그는 해외 지역 언론사들의 AI 기술 도입 및 구현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AP통신은 다년간 AI 기술을 적극 개발해 뉴스룸에 활용해 왔다. 기사 자동 작성, 영상 전사(transcription), 이미지 인식, 검색 등이다. 그동안 개발했던 AI 기술을 설명한 어니스트 쿵 매니저는 “적어도 AI로 인해 AP통신에서 일자리를 뺏긴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AI 기술은 예측이나 반복, 확장이 가능한 곳에 활용하고 기자들은 심도 있는 기사를 작성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어니스트 쿵 매니저는 “생성형 AI는 오류 없는 기사를 안정적으로 작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드시 인간이 개입해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AP통신이 뉴스룸에 활용해 온 기술들도 공공기관에서 나온 정보로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동영상을 자동으로 전사해 기사의 초기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등 기자의 일을 수행한다기보다는 기자들을 돕는 도구에 가깝다.

‘AI 시대의 기자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어니스트 쿵 매니저는 “저널리스트와 블로거의 차별점이 있다면 신뢰”라며 “신뢰성이라는 건 AI 시대 우리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이것이 저널리즘의 미래, AI를 생각하는 데 있어서 핵심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 KPF 저널리즘 콘퍼런스. 사진=민수미 기자 

이날 또 다른 연사로 엘리스 사무엘스 워싱턴 포스트 비주얼 포렌식팀 선임 프로듀서도 있었다. 그는 데이터, 동영상, 사진 등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여 특정 사회 이슈에 대해 독자들에게 맥락을 제공하는 작업을 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그는 350개 이상의 현장 영상 및 사진을 분석해 어떤 요인이 참사를 일으켰는지 보도했다.

엘리스 사무엘스 프로듀서는 언론인들은 AI를 활용하는 등 혁신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이것과 동시에 강조한 건 AI로 대체할 수 없는 기자의 검증 역량이다. “더 이상 보이는 대로 믿을 수 없다”고 말한 엘리스 사무엘스 프로듀서는 이미지와 영상의 출처는 어디인지, 게시물 뒤에 있는 동기는 없는지, 정보 유통에 있어 특정한 의도는 없는지 등을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사건의 흐름 속에서 진실을 구별하는 일은 상황을 읽고 가치를 판단하는, 살아있는 기자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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