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측 "벤틀리 사준 돈 투자 사기로 마련한 줄 몰랐다"

"혼인빙자 사기…사실 왜곡해 공범으로 몰아가"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 측이 전 재혼 상대 전 창조(27·구속) 씨로부터 받은 돈의 출처를 몰랐다며 사기에 공모한 혐의를 부인했다.

남 씨의 변호인은 11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전 씨는 (피해자인) A씨를 속여 거액의 투자금을 받은 뒤 남현희 감독을 계속 속이기 위해 이를 벤틀리 구매에 사용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갚으라며 송금도 해줬다"며 "당시 남 감독은 그 돈의 출처가 A씨였음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까지 약속한 전 씨를 엄청난 부자로 믿었고, 전 씨가 특별히 돈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전 씨는 남 감독에게 계좌 이체한 기록을 갖고 사건을 교묘히 왜곡해 A씨에게 알려주면서 남 감독을 공범으로 몰고 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 씨가 벤틀리 차량을 선물하고 돈을 준 것이 금품으로 현혹해 연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혼인 빙자 사기' 수법 중 하나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전 씨는 상대를 만나자마자 엄청난 물량 공세로 환심을 산 뒤 결혼한 것처럼 속여 돈을 뜯어내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특히 이번 범행에서는 유명한 남 감독을 숙주로 주변 부유한 피해자를 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씨는 투자자들이 남 감독에게 (투자 사실을) 절대로 말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경호원들이 남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고 피해자들도 전 씨 지시에 따라 투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전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이 파악한 전 씨 사기 범행은 피해자 23명, 피해 규모 28억원 수준이다. 경찰은 남 씨의 공모 여부도 수사 중이다.

전청조 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