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나오면 완전 땡큐다" 반기는 與…하태경·한동훈 맞서나

김기정 2023. 11.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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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조나땡(조국이 나오면 땡큐)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년 4ㆍ10 총선 출마를 시사한 데 대한 9일 한 여권 고위관계자의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면 선거 관련 이슈를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조국 대 반(反)조국’의 전선이 형성되는 게 우리로선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열린 '디케의 눈물' 작가 사인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에선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일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안 받아들여지면 비(非)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를 결심할 경우 어느 정당 소속으로, 어느 곳에 나설지가 관심거리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민주당 인사들은 대체로 조 전 장관의 당 합류를 바라지 않는 기류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8일 CBS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많은 상처가 뻔히 보여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김영진 의원은 7일 YTN 라디오에서 “시기가 적절한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조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가 아닌 제3의 길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호남 기반의 신당 창당설이 유력하게 나돈다. 이 경우 야권에선 조 전 장관이 광주 출마, 또는 비례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 전 장관이 서울대 법대 교수를 지낸 만큼, 서울 관악에 출마할 가능성도 계속 흘러나온다.

국민의힘도 조 전 장관의 출마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어떤 방식으로 나오든 파장이 클 거란 계산에서다. 여권에선 조 전 장관이 광주 등 호남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신진 보수 논객인 30대 내과 전문의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를 영입해 자객 공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조 전 장관이 서울 관악 지역에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은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3선 하태경 국민의원을 조 전 장관 대항마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여권 일각에선 “검찰 재직 당시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상대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벌써 나온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자녀 입시 비리나 감찰 무마 의혹 등의 재판이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선거에 나서는 것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역시나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이라고 꼬집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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